된장박이 깻잎을 하려고 단풍 깻잎을 조금 따냈다
작년에 정말 조금 밖에 안해서 떨어지지 않게 먹으려니 꼭 해야만 해서...
단풍깻잎을 따는 시기는 아주 짧아서 조금만 늦장을 부려도 못따는 수가 있다.
올해는 비가 많아서 집 가까이에 심은 꽈리는 색도 그렇고
내가 진즉에 갈무리를 못해서 그냥 베어 버렸는데
들깨밭 옆댕이에 선명하고 이쁘게 익은 꽈리가 보여 몇 줄기 잘라 가지고 왔다.
해마다 새로운 꽈리로 바꿔 매달았는데
올해는 어쩌다 보니 그냥 지나가고 있었는데 이거나마 새로 걸게 되었다.
얼마전 비가 내리며 천둥번개에 바람도 요란하더니 들깨가 모두 쓰러졌다.
일으켜 세우려다 다 부러뜨릴까 그냥 두고 있다.
머잖아 베어내야 할테고 이건 남편이 할 일이니까
알아서 하겠거니.
아무래도 쓰러졌으니 수확량이 적어 지겠지만 상관 없다.
현옥씨 부부가 산에서 으름을 따 온다며 나에게 몇개 꺼내 주고 갔다.
우리집 근처는 아직 덜 익은 듯한데 산 윗쪽으로는 다 벌어 졌다더라.
술을 담글거냐고 물으니 어머니께서 옛생각에 잡숫고 싶다해서 따러 왔단다
요즘 보기 드문 효자다.
곤드레(고려엉겅퀴)가 그야말로 곤드레 만드레 꽃이 피어서
바람에 쓰러지기도 하고 이제 끝물로 가고 있다.
저 씨 다 여물어 온데 다 날리기 전에 베어야 할텐데...
찬바람에 다알리아가 막바지 힘을 내는지 마구 피고 있다.
머잖아 구근을 캐내어 저장해야 할텐데 이렇게 꽃이 피니 더 두고 볼 작정이다
능소화도 제 철이 아님에도 마지막 한 줄기 꽃을 달고 있다.
가는 세월을 붙잡고 싶은 마음이 꽃들에게도 있는 모양이다
사람도 꽃도 이제 좋은 시절이 다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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