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일상은 변함이 없다

by 풀 한 포기 2023. 8. 22.

 

올해는 농사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지리멸렬이다

몇 가지 심지도 않았고 그 마저도 살뜰히 챙기질 못해서...

강낭콩은 제 때 따지 않아서 장마때 다 썪어 버리고

그린빈스는 여릴때 따서 볶아 먹던지 해야 하는데 그것도 제멋대로 길게 자라

종자로나 쓰던지 해야하나 하고 조금 따다가 말려 보고 있다.

 

여주 몇개 썰어 널고 햇살이 좋아서라고 핑계를 댄다

 

 

 

 

올해는 고추를 심지 않고

다만 풋고추용으로 몇 포기 심은 것도 주인이 들여다 보질 않으니 

제멋대로 맘 놓고 붉었다.

약 한번도 쳐 준 적 없고 그 긴장마에도 굳건하게 살아 냈다.

그 굳건함을 차마 끝내 모른 척 할 수가 없어 내가 정신차리고

고추, 여주 ,가지를 따서 썰어 햇볕에 내 널었다.

 

여기까지는 어제의 일이고 오늘은 또 비가 줄기차게 내리고 있다.

 

 

아직은 마음이 갈피를 못잡아서 이것 저것 참견할 만하지는 않지만

오늘은 어쩔 수 없이 마을회관에 내려가 칠석맞이 마을 잔치를 치뤘다.

어제부터 장을 봐서 열무김치도 담고 쇠불고기도 재우고 미리 준비를 해놓고

오늘은 여름채소부침개도 부치고 꽁보리밥에 된장찌개를 해서 또 그렇게 한가지 행사가 지나 갔다.

내가 회관에 못내려가는 몇 주 동안 금선씨가 애를 많이 써서 

다음주도 내가 참석 못할 사정이 있는 관계로

이번만은 내가 힘을 내보기로 한 것.

그러나 어찌 생각하면 이렇게 해야 하는 일이 있어 바깥출입을 하는 것도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뭐 대단한 일은 아니어도 일도 하고 사람들도 만나고

더러는 웃기도 하고...

내 깊은 속사정을 모르는 이들에게는 굳이 말 할 필요도 없지만 

아는 이들의 정깊은 눈빛도 그저 감사하고 힘이 된다.

 

 

 

 

 

 

'일상의 부스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석이 가깝다는...  (0) 2023.09.26
정직한 계절  (23) 2023.09.04
게으름도 미덕  (22) 2023.07.31
나의 시간은 시치미를 떼고...  (0) 2023.07.28
복달임  (54) 2023.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