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비...딱 세 방울 왔다.
옛어른들 말씀이 삼년대한에 빗방울 안 비친 날 이 없었다더만....
잔뜩흐린 하늘 덕분에 나는 일만 엄청 했다.
믿거나 말거나 저 풀밭이 초석잠을 심은 곳이다
오늘 작정을 하고 저곳과 그 옆댕이 나물밭을 평정하고자 한다
초석잠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있는게 다행이니 잘살펴 풀만 뽑아야한다
참 용하다
그 풀속에서 이렇게 초석잠이 살아 있었다.
며칠 지나 또 풀밭이 되겠지만 일단 살려 냈으니 나중에 나오는 풀보다는 낫겠지..
오늘 뽑아낸 풀이 외발 수레로 다섯 개는 너끈하지 싶다.
초석잠에 방풍나물.곤드레 영아자참나물 참취 이렇게 내가 오늘 전력투구한 나물밭이다.
씨앗대신 새끼파가 열리는 우리 토종삼동파
그 새끼파를 떼어 내어 대~충 심어 놓았다.
물도 흠씬 주었으니 저리 요절해 보여도 땅심을 받으면 제법 파답게 자랄 것이다.
또 텃밭 한 귀퉁이 디기탈리스에게 내 주었다.
어차피 그 옆으로 앵두나무를 심어 놓았으니 이미 꽃밭이 되긴 했었다.
작은 채소밭
그저 딱 두 줄씩
치커리 쑥갓 당근 비트...그래도 다 못먹는다.
상추 삼종셋트
지난해 심었던 씨가 떨어져 절로 난 아욱.
비닐 씌우지 않은 헛고랑이 하나 남아서
얼갈이와 열무를 쭈욱 심었다.
아직은 벌레들이 안꼬여서 봐줄 만하다
조금만 더 자라면 후딱 뽑아서 김치를 담을 것이다.
어쩌면 부지런을 떨어 미리 솎아 열무나물를 해 먹을 수도 있겠고,
지난해 모두 사그라들어 딸기밭을 유지하려나 싶었지만
들인 정성에 감읍하듯 제법 그럴싸하게 열렸다.
매일 저녁 일삼아 따고 있다.
탐스런 흰색의 붓꽃 한 대궁이 무거웠는지 뚝 부러졌다.
아까워서 집안에 들여 긴 유리컵에 꽂아 놓았다
처음 한송이만 피었던 것이 물에 꽂힌채로 봉오리마다 다 꽃이 피고 있다.
절로 부러지지 않았으면 싹뚝 잘라 집안에 들이지는 못했을 터.
끈끈이 대나물이 집앞으로 쭈욱 피었다.
빠르게 피니 환하게 한번 보고 뽑아 내면 기다렸다는 듯이 그 아래에서 채송화가 자랄 것이다.
처음에 일부러 저곳에 심은 것이 아니고 씨앗이 날라와서 그리 되었는데
꽃이다 싶어 못 뽑고 두고 보자니 그도 괜찮아서 해마다 저곳이 쟤자리가 되었다.
애기 고양이가 미레옆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서로의 온기를 나누려는지...
미레가 고양이가 애기인 것을 아는 것 같다.
종은 서로 달라도 이렇게 어울려 지내는 것을 보니 대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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