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캔 마늘을 엮어 매달았다.
종자로 쓸 좀 굵은 것 세 접은 내가 엮어 매달았고.
엮는 재주가 없는 남편은 계집아이 머리 묶듯이 한주먹씩 잡아 매서
쭈욱 달아 놓았다.
남편 왈. 뭐 모냥보게 생겼냐고 내다 팔 것도 아니고 대~충 묶어 걸어 놓으면 되지
그래도 그렇지 아직도 마늘 엮을 줄 모른다니 실화임?
어제 오늘 아침결에 감자를 캤다.
양이 많지 않으니 나혼자 살살 캐 놓으면
남편이 수레에 옮겨 헛간에 들여 놓아 주고 흙이 마르면 내가 정리를 했다.
이제껏 감자농사 한 중에 그중 션찮다
아예 싹도 안나왔던 빈두둑을 캐는 것은 재미도 없고 힘만 들었다.
그래도 자색 감자 한 두둑이 효자노릇을 했다.
흰색 감자는 우리 혼자나 먹을 양이고 그나마 거의 알감자 수준.
조림용으로 쓸 감자만 그득이다.
나는 심지 말라하고 남편은 뒤늦게 참깨모종을 사다 심었는데
연한 줄기에 키만 큰 것을 심어 놓았으니
자라면서 굵어지기는 했는데 이리 저리 쓰러져서 꼬불꼬불 땅에 드러누워 버렸더라.
남편이 왜 저러냐고 내게 묻지만 ...나는 그저 웃지요
가만 보니 아무래도 줄을 띄워 붙들어 매야 될 거 같아서
남편 보고 기둥을 박으라 하고 나는 낮게 줄을 매어 대~충 일으켜 세웠다.
남편은 진즉 알려 주지 그랬냐고...
난들 알 수가 있었나 쳐다 보니 극즉통이라고 궁리가 생긴 것인데,
암튼지 이렇게 좌충우돌 뭐가 뭔지도 모르고 농사를 하고 있다.
7월에는 비가 엄청 온다 하는데 물을 싫어하는 참깨.
어떻게 견뎌 제 역할을 하려나 모르겠다.
그나마 위로.
겹으로 필 것 같던 접시꽃이 드디어 자태를 드러 냈다.
꽃송이도 크고 카네이션 뭉치처럼 거 참 특이하게 생겼다.
어디 영국인가 거기에서 사 온 씨앗이라고 했던 거 같은데
생전 첨보는 접시꽃을 영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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