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윗동서 두분이 모처럼 나를 보러 오겠다고...
바로 내일이 그 날.
내일 점심때 와서 하루 묵어 갈 예정이어서 오늘부터 구들방에 군불도 때고
청소도 하고 마음 설레며 기다리고 있다.
도시에서 사는 분들이니 시골맛을 보여 주려고 우선 달래를 한 줌 캐고
남편을 독려하여 도라지도 몇 뿌리 캤다.
산.들채 비빔밥을 대접하려고....
피마자 묵나물인데 삶았어도 잎줄기가 아무래도 질기지 싶어
모두 훝어 내었다.
지난 정월 대보름때도 할까 말까 하다 그냥 둔 나물인데
흔하게 먹을 수 있는게 아니라서 손질해 볶기로 한 것.
호박,콩나물,도라지,고사리,쇠고기볶음,토란대,고순이,피마자,시금치,취나물,
해놓고 보니 열가지...ㅎ
아무 것도 하지마라 했지만 그럴 수는 없고,
점심은 비빔밥,그리고 청국장.
저녁은 미역국과 나물 몇 가지 생선 굽고 묵무침,그리고 달래장에 생김.
이튼날 아침은 집에서 만든 김치만두를 넣고 떡만둣국을 끓일까 생각 중.
두분 다 아직도 일이 있어서 바쁘니 아마도 나처럼 집에서 만두는 못만들테니,
내일 오전에 다하기는 바쁠듯해서 오늘 오후 부터 좀 늦은 시간까지 만들었다.
직접 쑤는 도토리묵을 먹을 기회가 별로 없지 싶어서 그것도 ...
서울에 사는 넷째와 다섯째 동서 두 분이 오는데
나를 포함 셋이 나이가 엇비슷해서 그중 소통이 잘되는 편.
여섯 형제중 막내인 내가 시골살이를 하고 있으니 드나들기 그중 편안해서
어쩌다 만남은 우리집에서 하게 된다.
서울에 가게 되면 밖에서 잠깐 보고 밥먹고 헤어지게 되지만
우리집은 묵어 가도 좋고 부담이 없어 늘 우리집을 고집한다.
한 집으로 혼인을 해 와서 40년 넘게 보고 살고 있으니 인연으로 쳐도 보통 인연은 아니다.
젊고 이쁘던 새댁시절부터 이제 인생의 황혼을 함께하고 있으니
게다가 나는 친정쪽으로는 여자형제가 없어
손윗동서들이 더더욱 살갑다.
우리 동서들은 호칭도 그냥 `언니`로 부른다.
결혼해 보니 이미 다른 동서들끼리 그리 부르고 있어서 나 또한 자연 스럽게
따라 부르게 되었는데 `형님`보다는 더 가까운 육친의 느낌이 들어 좋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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