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김장의 서막이다.
마을 행사로 안면도 나들이 다녀오고 이튿날인 어제는 마을회관에서 점심식사하고
집에 돌아 와서 밭을 내려다 보니 보이는 게 일...
지난번 알타리무로 김치 담아 아이들에게도 보내고 지금 맛나게 먹고 있는 중이니
조금 더 담아야 여유가 있을듯해서 큰 소쿠리 두 개를 챙겨 밭으로 내려가
알타리 무를 뽑아 그 자리에서 다듬었다.
산더미(?)같은 알타리 무 뽑아 놓은 것을 보고 장사 나갈 거냐고...
다듬어 절이면 양이 얼마나 줄어 버리는지 알길 없는 남편의 발언.
마음으로는 저녁에 절였다가 다음 날 아침에 씻어 버무릴까...였다가
저녁 먹고 절여진 상태를 보러 갔다가 늦게라도 씻어 버무려야지로 생각이 바뀌어서
절이는 사이에 만들어 놓은 양념도 있겠다.
한 밤중에 또 일을 벌였다.
나중에 무로 항아리에 동치미를 담을 예정이지만
알타리무를 도톰하게 저며 물김치 한 통을 따로 담고
나머지는 엄청 큰 스테인리스 다라이에 버무려 김치통 중에서
그중 큰 것에 꾹국 눌러 한 통을 담았다.
야밤에 이리 서둘러 할 일은 아니었지만 내일 아침에 일어 나면
밤새 우렁각시 다녀간 듯 얼마나 흐믓할지 ...
지난 장날 사서 담았던 박하지로 담은 간장게장.
한번 더 간장을 끓여 부어 딸아이에게도 보내고
우리는 저녁부터 꺼내 먹기 시작했다.
꽃게는 부드러운 맛이 있지만 역시 게장은 이 박하지(돌게)로 담는게 더 나은듯 싶다.
게를 사다 손질하고 간장을 만들어 끓여 식히고 좀 번거로운 과정이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먹을 때는 누가 와서 해주고 간듯한 기분이 든다.
어른들이 ` 내 손이 효자다`그러시더니
스스로 우렁 각시가 되는 것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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