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하고 시골로 내려 올때 도시의 집에서 내가 가져 온 것은
책상 하나와 컴퓨터가 전부.
옷가지라는가 뭐 그런 것도 딸려 오기는 했지만 아주 간단하게 챙겼고
책도 조금 간추려서 내려 왔었다.
컴퓨터에는 프린터가 하나 딸려 있었는데
그것이 잉크젯,
일년에 한 두번이나 쓸까 말까하니 잉크가 엉겨버려 매번 칼라와 흑백잉크를 갈아 끼워도
조금 지나면 또 그리 되고 별 쓸모없다 싶어 과감히(?) 지난 봄에 버렸었다.
그랬는데 예기치 않게 어느 단체의 총무일을 떠맡게 되었고
또 마을 일도 더러 참견하다 보니 때때로 프린터가 있었으면...그런 생각이 들더라.
매번 어디 아쉬운 소리하기도 그렇고
이 참에 이번에는 레이져 프리터를 아주 컴팩트하고 저렴한 가정용으로 하나 구입했다.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니 하루 만에 배송이 되어 박스를 뜯고
들어 있는 설명서대로 조립(?)해서 컴퓨터와 연결까지는 했는데
실행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설치를 해야 작동이 되어
삼성 홈페이지에 들어가 제품명을 넣어 검색해서 프로그램을 찾기는 했는데
그게 딱 정해진 게 아니고 아홉가지 쯤의 버전이 즐비하게 있더라고...
우선 한 두개 시험을 해봐도 내 컴퓨터 사양과 안맞는지 당췌 제 자리 걸음
할 수 없이 딸에게 전화를 해서 상황설명을 하고 그 아이가 골라 준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설치해서
드디어 /간신히 프린터를 쓸 수 있게 되었다는...
아주 단순한 것이어서 금방 할 수 있는 거였는데 헤매느라고 한시간은 허비를 했으니...
교훈 하나, 늙으면 비서를 써야 한다고,
또 하나, 물건은 당장 쓸모없어 보인다고 함부로 버리는 게 아니라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