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뭔 먹고 살 일 났다고,

by 풀 한 포기 2022. 10. 5.

 

이틀에 걸친 토란대 껍질 벗기기 대장정이 드디어 끝이 났다.

껍질이 저만큼이니 얼마를 벗긴겨...뭔 먹고 살 일 났다고 이러는지,

껍질 안벗기고 말려도 된다지만 나는 저 벗겨놓은 껍질 무더기를 보며 

잘벗겼다...생각하고 있다.

 

남편은 이걸 다 뭐할라고 그려냐고 걱정이다

내가 주고 싶은 사람이 많아 그렇다 했더니 주면 해먹을 줄은 아냐고...

뭔 걱정도 팔자 조선천지에 토란대 용처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 까 봐.

 

 

이게 다가 아니다 또 이만큼을 벗겨 말리고 있다는...

누구든지 주고 싶은 사람 여한없이 주게 생겼다.

 

나는 토란대 볶음도 해먹고 육개장 끓일때도 넣고 끓이고 

정작 토란 보다 토란대 말린 것을 더 많이 먹는다.

 

 

 

동생이 지난 해 만들어준 도토리가루가 남아 있어 묵을 쑤었다.

조금 된듯한데 굳으니 그런대로 괜찮았다.

남들은 지금 도토리 주워다 말리느라 정신 없는데

나는 얻은 가루도 해를 넘겨까지 먹고 있다.

 

 

 

달래가 봄 못지 않게 이쁘게 올라 와서 한 줌 캐가지고 들어 왔다.

달래장으로 생김에 밥을 싸서 먹어도 되고

영양밥을 그냥 달래장만 넣어 비벼도 맛난다

요즘 밤도 넉넉하니까 표고버섯이랑 이것 저것 넣고 밥을 짓고

달래장을 해놓고 그냥 밥에 얹어 비비니 아주 편하고 한번은 먹을만 하다..

 

 

비 온뒤 보니 무가 훌쩍 자랐다.

이쉬운 대로 뽑아 식재료로 써도 되겠다

두더지 돌아 다녀 꾹꾹 밟아 놓았더니 무가 위로 많이 솟아 있다

북을 준다고 흙은 끌어 올려 놓은게 저 정도다..ㅎ

 

 

 

배추도 속이 들기 시작이다

속고갱이는 다 오므라 졌다,

이제 찬바람에 배추는 쑥쑥 자라 더 여물어 질 것이다

근데 저 거미는 하필 배추에 거미줄을 쳐놓았다.

배추흰 나비나 다른 나방이류를 잡을 속셈인 모양인데

나와 함께 농사를 짓고 있는 셈이라서 그냥 두고 보고 있다.

뭐라도 한 마리 저 거미줄에 걸리기를 바라면서...

 

비 그치고 기온이 많이 내려 가려나 했는데 그닥 쌀쌀하지도 않고

한낮에 해가 나니 일할 때는 덥기까지 하더라.

 

그래도 이제 날씨는 어차피 가을로 갈 것이고 땅이 마르면 고구마부터 캐야하나 생각하고 있다.

10월은 은근 할 일이 많은 달이 될 것이다.

 

 

 

 

 

 

 

'일상의 부스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屋上屋  (22) 2022.10.17
예산 삼국축제  (0) 2022.10.14
가을이 오는 비 소리를 들으며  (44) 2022.10.02
일로 보면 다 일이지만...  (38) 2022.09.24
남편이 집을 비우면...  (36) 2022.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