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랬다더라구
`쌀이나 있어야 나무나 해다가 팥이나 꿔다가 떡이나 해먹지` 라고 ㅎㅎ
내가 딱 그 짝이다
지난 해 고추장을 안 담아서 봄에는 담으려하다가 그 때도 못담아서
이번 가을에는 꼭 담아야 되는데 있는 게 없다.
그나마 그중 중요한 고춧가루는 장만해 둔 게 있으니 쌀도 없으며 떡을 먹고 싶은 마음보다는 나으려나
그리고 간수 뺀 3년묵은 소금도 있다 ^^
농사 지어 보관중이던 보리로 우선 엿기름을 기르고 있다.
동생이랑 나누려고 좀 많이 담갔더니 진짜 많다.
싹이 0.5cm~1cm일 때가 그중 단 맛이 난다고 어느 고수분이 그러시더라
그러나 일정하게 자라는게 아니라서..
그래도 이 정도면 되겠다 싶다 4일째니까.
하루에 몇번씩 물에 담갔다가 뿌리를 펴가며 길렀는데
오늘 드디어 햇볕에 내어 널었다.
말릴 때도 자주 뒤집어 주고 나중에는 비비면서 뿌리와 싹을 털어 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알곡만 보관했다 필요할 때마다 빻아서 쓰면 되겠다.
그리고 메줏가루도 없다
간장 된장이 넉넉해서 몇년 건너 뛰려고 메주를 안 쑤었더니...
급한 대로 콩을 삶아 구들방에 불때고 띄우고 있다.
바짝 말려서 가루를 내면 아쉬운대로 쓰게 되겠지.
사실은 메줏가루를 사려고 했는데 하나로 마트에서 보니 무지 비싸더라구
그래서 하는 김에 콩알메주라도 만들어 가루를 내야겠다 생각이 들어 이러고 있다.
뭐 하나 하려니까 준비가 이리 거창하다
미리 미리 준비했다가 날이 서늘해 지면 올 가을에는 잊지 말고 꼭 고추장을 담글 작정이다.
중국식 가지볶음을 해먹으려고
돼지고기 간 것에 두반장과 굴소스를 넣고 고춧가루 청양고추 마늘 생강을 넣어 볶고
마무리로 전분물을 둘러 소스를 만들어 놓고
가지를 도톰하게 썰어 튀김옷을 입혀 튀겨 냈다.
말하자면 어향가지라고 제목을 붙여야 되는데
그냥 한번 먹을 만하고 소스가 남으면 밥을 비벼 먹어도 되고 그렇다.
그러나 가지가 많으니 한번 해봤지 번거로워서 또 할 것은 아닌 듯 싶다.
내 손을 기다리는 토란대
남편에게 성화를 했더니 드디어 오늘 베어서 헛간에 옮겨 주었다.
그냥 껍질째 말려도 되는데 나는 껍질을 벗겨 말린다
지난해 그냥 말려 봤더니 영...그래서,
껍질을 벗기려면 좀 시들은 다음에 벗기면 잘 된다.
이렇게 며칠 방치해 두었다가 좀 한가한 날 작정을 하고 앉아 껍질을 벗질 참이다.
조금 심었던 땅콩도 캤다.
남편이 잎을 죄 베어내고 뿌리쪽만 옮겨 와서 땅콩알을 따고 있다.
그냥 재미로 심기는 하는데 나중에 껍질을 까먹는 것도 일이라서
해마다 심는 양을 줄이고 있다.
엿기름 말리는 옆에 건조망을 하나 더 펴놓고 씻은 땅콩도 널어 놓았다
땅콩은 전적으로 남편이 혼자 해결했다.
조금 심었으니 망정이지 많았으면 큰일 날뻔 했다
가을 햇볕이 좋으니 뭐든 말리고 싶은 생각이 든다.
토란대가 빨리 시들어야 할텐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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