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채소밭 중에 무 심은 곳을 두더지가 마구 굴을 뚫고 다녀서
어느날 보니 무가 시들 시들
남편이 물을 흠뻑 주고 발로 죄 밟아 주었는데 션찮지만 그래도 회생한듯,
모처럼 밭에 가보니 누렁잎 진 것도 있고 무잎이 쳐서서
손을 봐주기로 하고 지저분한 무잎을 떼어 주다가
그래도 성하고 연하다 싶은 것을 뜯어 모아 배추도 세 포기 뽑아 다듬어
우물가에다 소금에 절여 놓았다.
시작이 반
어쨋든 김치는 담게 되겠지....
마지막에 딴 붉은 고추는 양이 적어 어디 말리기도 그래서 물고추로 갈아 냉동해 두었었는데
이 참에 꺼내 쓰기로 했다.
나중을 생각해서 생강과 마늘을 함께 넣어 갈아 놓았더니 세상 편하네,
배 반쪽과 양파 한 개만 갈아서 섞어 쪽파를 한 줌 다듬어 버무렸다.
조금 서늘해 졌으니 새우젓도 조금 넣고,
새우젓도 지난 가을에 담아 놓은 것이니 시장에서 사온 것은 하나도 없다.
무 겉잎을 젖혀서 김치를 담아 보기는 처음이다
아직 채소값도 비싸기도 하고 있는 재료로 좀 거칠지만
이렇게 김치를 한 통 담았다
김치는 간만 맞고 적당히 익으면 다 어지간하니까
그것을 굳게 믿고 ...ㅎ
엊그제 친한 동생이 보령에 가서 꽃게를 사왔다고 가져 왔다.
게장을 담아 볼까 해서 사러 갔었다는데 아직 살이 덜차서
쪄먹거나 찌개용으로 는 괜찮다 싶었다.
우선 좀 무게가 있어 보이는 것으로 쪄먹고 나머지는 손질해서
꽃게 찌개를 해먹었다.
그러잖아도 꽃게찜 먹으러 한번 가려고 벼르고 있는 중이었는데
동생 덕분에 집에서 편하게 먹었다.
점잖고 우아하게 먹을 수는 없는 음식인데 집이니까 맘편히 자알 먹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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