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조화속인지 남편만 집을 비우면 더 바빠진다
오늘도 새벽같이 낚시를 간다고 나서니 나는 땡큐!
남편없이 혼자 사는 것은 원치 않으나 이렇게 가끔씩은 자리를 비워 줘야 숨통이 트인다.
시골살이를 남편이 먼저 시작했고 6~7년을 주말부부로 지내다 내가 합류했으니
알게 모르게 혼자만의 루틴이 서로에게 생겼지 싶다.
아무리 오래 함께 한 부부라고 하더라도 다시 늘 붙어 있으니
괜히 뭐라 하지 않아도 일스러워 이렇게 하루 집을 비우면
혼자 궁리를 해가며 미루었던 집안일은 하게 된다.
녹두 꼬투리를 따서 비닐하우스에 넣어 두고 거의 잊고 있었다.
그간 날씨도 그렇고 제대로 안말랐는지 때깔이 별로다.
얼마 안되지만 명절에 녹두 부침개를 해먹을 양은 되겠다.
대강 골라 안에 들여 놓고 앉아 쉴 때 뒤적이며 골라 내고 있는데
어느 시점에서 그만 골라야 할지...
감자를 캐서 나누고 들여 놓은지가 언제인데
이 알감자도 다 나누어 주고 한번 졸여 먹을 만큼만 남겼었는데
그간 살림은 뒷전이었던 게 표가 나서 어디 구석에 있던 것을 발견했다.
본 김에 알감자 조림을 하고 있다..
그냥 옛 추억에 이런 알감자 조림이 들어 있어서 감자를 심으니
한번씩은 해서 먹어 보는 것.
시골집은 도시 아파트와 달리 문만 열면 바로 바깥이고
여기 저기 허술하고 열린 공간이 많으니 상대적으로 먼지가 많이 쌓인다.
몇 달을 청소다운 청소를 못했으니 먼지가 켜켜이 ...
각종 효소와 담금주를 대문안 층층 선반에 보관하고 쓰고 있는데
먼지가...ㅎㅎ
거미는 정말 어디에고 거미줄을 치고 어떤 때는 늘상 쓰는 집안에 까지도 거미줄이 있다
며칠만 거미줄을 안 걷어 내면 딱 폐가..귀곡산장 같아 진다.
몇 시간을 털고, 쓸고, 걸레를 수십번 빨아 닦아 냈다.
그래봐야 나만 아는 정도지만 조금 훤해졌다.
하는 김에 작년에 담아 두고 거르지 않은 매실 효소도
한 항아리 걸러 병에 옮겨 담아 보관하고,
일 많이 했다.
옛어른들이 여자는 아침머리를 일찍 빗어야 한다고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더라
일찍부터 움직였더니 여러가지 일을 했어도 오전에 다 끝이 났다
한 숨 돌리고 우편물을 가지러 우편함에 내려갔더니
길섶에 산박하가 곱게 피어 있다.
올해 유난히 색이 곱게 핀듯... 아니면 내가 딱 절정일 때 만난 것이던지,
차요테
여주
수세미
우편물이라야 농민신문이 주고 이번에는 자동차회사 선전물과
지방세 고지서가 들어 있다.
토지세가 나왔네...
은행에 갈 일은 아니고 집에서 인터넷이나 아니면 스마트 폰으로 농협콕뱅킹으로 내면 될 일.
그나 저나 태풍이 또 온대서 그러나 날씨가 도로 여름이다
조금 시원해 졌다가 다시 더워지니 더 더운 것 같이 느껴 진다
어젯밤에는 창을 다 열어 놓고 자도 더웠다.
오늘의 할 일/ 내가 목표로 세웠던 일을 다 끝내고 나니 한갓지고 기분이 좋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정도에서 열심을 내서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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