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아이들과 함께 툇마루에 앉아 바라 본 풍경.
달빛이 참 신비로운 밤이다
추석 전날이지만 만월이다
구름이 변화무쌍하여 시시각각 달의 모양이 바뀌어 한참을 바라 보고 있었다.
시골에 살아도 이렇게 긴 시간 하늘을 보는 일은 드문데
하늘도 좋지만,모처럼 아이들이랑 나란히 앉아 도란도란 나누는 얘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새벽에 출발해서 온 아들네가 아이스박스를 들고 들어 온다 ㅎ
음식 몇가지 해 온다더니 ...
며느리가 해 온 갈비찜.
손도 크기도해라.
이렇게 많이? 5kg는 되겠다 했더니 어떻게 알았냐고 한다 ㅎ
선수는 보기만해도 알지...
나도 평소에 3kg밖에 안하는 것을,
이 많은 것을 어디 곰솥에 했냐 물으니 두 군데 나누어 했단다
그것도 인덕션에 한꺼번에도 아니고 두 군데로 나누어 했으니 애썼겠다...
게다가 잡채와 미역국까지 끓여 왔네
어제 화사에 반차를 내고 작정하고 음식을 했단다
집에서 밥도 안해 먹는 아이가 장을 보고 종일 부엌에서 일하느라
그야말로 명절 증후군 생기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애썼겠다 그랬더니 쉽게 갈비찜 해주세요...그러는 거 아니라는 걸 깨달았단다 ㅎㅎ
딸은 전을 네가지 사가지고 왔다.
동그랑땡 고추전 깻잎전 동태전..
포도 한 박스와 내가 먹고 기력회복하면 좋겠다고 추어탕을
식구 수 만큼 사왔더라
시간도 솜씨도 없으니 사 오는 걸로...
며느리 보고도 정 맘이 쓰이면 쉽게 한 두가지 사오지 그랬냐 했더니...
처음이잖아요 ..그러네.
착하고 맘도 이쁘다.
점심에 며느리가 해 온 잡채와 갈비찜 그리고 미역국에
내가 준비해 두었던 비빔밥으로 간단히 먹고
저녁에는 딸이 사 보냈던 고기를 구워 먹는 걸로 전야제 만찬을 즐겼다
모처럼 소고기로 배부르게 먹고 아이들은 밥도 안먹었다
나는 이렇게 편하게 지내는 명절도 있나 싶다.
한번 편한 거에 길들이면 계속 이렇게 지내고 싶어 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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