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추석맞이 잔디를 깍고 있다.
늘 힘들어 하지만 별 수 없다
최소한 일년에 세 번은 깍아야 그나마 사람 사는 집 꼴이 나니...
애초에 나는 온 세상 풀인데 마당에 까지 풀을 심을 일니 뭐냐 잔디 심는거 반대했었다.
고집부려 심은 사람이 끝까지 책임 지는 거지 뭐...ㅎㅎ
태풍이 올라 온다고 온나라가 난리..난리...그러나 이곳은 비만 좀 많이 내리고
바람도 별로 안 불고 잘 지나갔다.
어제는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는데 꼭 참석해야하는 바깥일이 있어
비오는 날은 운전 잘 안하는데 조심조심 나갔었다.
시골에 오면서 부터는 신발도 그저 편안한 거만 신고 뭘 새로 사거나 그런거는 안했는데
비도 오니 발이 젓지 않을 신 하나를 챙겨 신고 나갔었다.
심정적으로는 새 신이었지만 몇년을 안 신고 신발장에서 잠만 자던 것.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게...세월이 있으니 스스로 삭은 겨. ㅎㅎ
비오는 거리를 돌아 댕기는데 아무래도 신이 새는 거 같은 느낌.
집에 돌아 와서 확인해 보니 세상에...내가 이걸 확인도 안하고 신고 댕겼네
가만 생각해 보니 최소한 7년은 넘는 것.
내가 시골로 온지 만 6년이 넘었고 그안에는 신을 산 적이 없으니...
미련없이 휙 쓰레기 봉지에 넣고 나니 얼마나 후련한지.
그안에도 신발 많이 정리했는데 왜 이것은 안버렸는지 모르겠다.
이것은 햇밤이 아니고 저장했던 밤.
내가 괜찮았으면 진즉에 약밥을 하던지 밤밥을 해먹던지 이렇게 남아 있을게 아니다
햇밤이 떨어지고 더는 미룰 수 없어 이미 상했을 거라 짐작하며 꺼냈다
겉으로는 아직 멀쩡하다.
그러면 이게 큰일인데 성한 것을 버릴수도 없고,
그러나 나를 어여삐 여긴 하나님께서 얘를 그냥 두셨을리가 없지
한 개 까서 맛을 보니 모양만 멀쩡하지 맛은 이미 돌아거셨더라.
다행이다..아까운 것은 열두째고 일이 줄었다는 생각에
후딱 두엄더미에 갖다 버렸다.
이렇게 뭘 버리며 오는 쾌감을 요즘 자주 느낀다
잘 버려야 잘 사는거 라는 생각도 들고...
이번 추석에는 애들이 암껏도 하지 말라고
며느리하고 딸이 추석 음식 메뉴 다 정했고 즈이 들이 알아서 한다해서
정말 아무 것도 안하고 있으려니 좀이 쑤신다.
오늘 그래도 묵은 김치보다 통배추 겉절이라도 한가지 할까하고 장을 보러 나갔었다.
추석이 아니더라도 사야 할것들도 있고해서...
아무리 가격폭등이라고 안내문이 붙어있기로서니 세통 들어 있는 한 망에 6만원 헉!!
그럼 한 통에 2만원? 저 션찮은 배추가?
에라 관두자.
열무김치 남은 거랑 묵은지 새로 통을 헐어 밑에서 꺼내면 괜찮을꺼야..그러면서 그냥 돌아 왔다는,
이래서 일이 하나 또 줄었다.
나 일 할까 봐 여기 저기 애들을 쓰고 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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