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일 흐리고 비는 가끔
그나마 엊 저녁에는 제법 소란스럽게 비가 내렸다.
아침이 되니 딱 끊겨 덕분에 남편은 고추밭 돌보며 세 번째 줄을 묶었다.
집 옆의 작은 계곡이 평상시의 모습을 되찾았다
얼마만에 보는 풍경인지...
이곳에 터를 정할 때 저 정도의 물이 흐르고 있어서 후한 점수로 낙점을 했었는데
올 해는 유독 가물어 겨우 졸졸..
댐을 쌓아 밭에 물을 주는 정도 였었다.
여늬 해 같으면 장마철에 물이 엄청나게 흘러야 정상인데 이제 겨우 길을 튼 정도라고나 할까.
그래도 밖에 나가면 물 흐르는 소리도 들리고
매말랐던 마음까지 촉촉하게 적셔 오는 소리다.
그래도 장마라고 습해서 올해 처음 제습기를 돌렸다.
그 물이 다 어디서 나오는 건지...
제습기 물통을 꺼낼 때마다 깜짝 놀라게 된다.
올 해는 예기치 않게 족두리꽃이 만발이다
지난 해 떨어진 씨앗에서 절로 난 것 들인데
내가 손이 가면 다 옮겨 심던지 솎아 주었을 텐데
거의 그냥 두었더니 여기 저기 풀하고 한데 엉겨 지천으로 피었다.
일월비비추
지난밤 비바람에 다 쓰러졌다
그래도 가뭄에 견디다 비가 오니 다 생기가 돌고...
아직 못 심은 들깨가 걱정이지만 그거야 좀 늦어도 대세에는 별지장 없는듯.
그리고 그야말로 남편이 알아서 할 일.
나는 모른다 ㅎㅎ
장마라고는 해도 매일 병원에 가야하는 나 에게는
밤에만 비가 내리고 길 나설 때는 말짱해지니 그도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