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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삼아 농사

이번에는 오소리...

by 풀 한 포기 2022. 7. 22.

거의 여물어 가는 토종 옥수수

오소리가 다녀 가셨다.

멧돼지는 들어 왔다면 다 갈아 엎었지 저 정도로는 안 끝냈을 테고,

고라니는 바로 옆에 연한 콩잎이나 고구마 순을 잘라 먹던지 하지

옥수수를 쓰러뜨리고 열매를 먹지는 않는다

 

작년에도 오소리가 들어 와서 옥수수를 따먹고

바로 옆에 수박에 발톱 자국을 깊게 내고 더러는 깨놓고 갔었다.

익은 수박의 달콤함을 알면 그냥 두지 않는다고 해서

하루 이틀 더 둘까 싶었던 수박을 한통 냉큼 따 왔다.

크기도 크고 일찍 열려서 어지간히 맛은 들었지 싶어서...

 

이 정도면 올해 수박 농사도 성공한 셈.

마트에서 파는 수박만큼 크고 맛도 제법 달콤하기까지...

며칠 사이로 따내야 할 수박이 여러통있다.

크기는 이것 보다는 좀 작아도 제법 수박스럽게 열려 있다.

 

혼자서 다 먹을 수는 없어서 나누기는 하는데

사실 수박을 언제 따는지 확신이 없어 늘 주저 스럽다.

기왕에 나누는 것 잘 익고 맛있는 것을 줘야 면이 서는데...ㅎㅎ

 

그렇지만 너무 늦게 따면 다 골아 버려 먹을 수 없으니

조금 이르다 싶어도 따는게 나을 수도 있다는 결론.

 

장마철에 접어 들면서 훌쩍 자란 토란

물을 좋아하는데 봄에 너무 가물었었다,

통통하게 열리는 토종 오이

먹는 것 보다 그저 보는 재미가 한 몫하지만 오이는 식재료로 많이 쓴다,

밭에서 일하다 목마르면 한 개 따서 대~충 문질러 우적우적 먹기도 하고...

 

길고 날씬한 마디 오이

토종오이가 좀 투박한 맛이라면 얘는 아주 신선하고 가벼운 맛이다.

매일 아침 마다 몇 개씩 따는데 하루만 걸러도 늙어 버리니까 

먹는 것도 부지런 해야 된다는...

 

흰색의 플록스가 고라니를 피해 밭둑에서 피고 있다.

고라니 식성이 날로 진화해서 진분홍 플록스 순만 먹더니 

올해에는 이 흰 플록스도 아주 야무지게 잘라 먹어서

아직 아무 곳에서도 꽃이 피지 않았다.

다행히 번식이 잘 되는 꽃이라서 고라니 망이 처진 밭 옆에 나누어 심은 것에서 꽃을 본다.

 

도대체 고라니가 안먹는 개 뭔지 무지 궁금하다.

골짜기에서 농사는 물론이고 꽃도 마음대로 못기르고 있다.

 

함께 사이좋게 살고 싶은 내 마음을 걔들은 당췌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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