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쉬어 가는 장마철.
햇살은 정말 뜨겁다 못해 따갑다.
오랜 가뭄 끝의 장마는 반갑기까지 했지만 풀들이 먼저 들고 일어서는 낭패.
그렇지만 그 비, 그 햇살을 머금고 익어 가는 것들도 있다
짭짤이 토마토라고 더 비싸게 사다 심었지만 커밍아웃을 하고 나니 아닌 것?
그중 가물 때 심은 고구마
웬만하면 다 살아 내는데 중간 중간 죽은 것도 많았지만 비 맞고 덩굴을 뻗으니
죽은 자리도 묻혀 버리고 옆고랑 남의 자리까지 넘나 들고 있다
지난해에도 줄기가 너무 잘되어서 그야말로 뭘모르니
고구마순을 미리미리 죄 잘라 나물로 볶아 먹었다.
전문가 말씀이 그러면 고구마가 밑이 안든 단다 ㅎㅎ
힘들으니 그냥 빈 밭으로 두었다 김장배추나 심자고 했더니
남편이 고집스레 참깨를 심었다.
이제 꽃이 일고 제법 참깨밭 같아 졌으나 나중 일이 벌써 걱정,
저것을 베고 말려 ,털고, 검불 날리고....
세 포기 심은 청양 고추
한 두개 칼칼하게 된장찌개에 넣어 먹는 용도인데 참 많이도 열렸다.
저 아래 제대로 고추밭에는 내려가 보지도 않았다.
먼 벌치로 남편이 줄을 매거나 쓰러진 거 바로 세우거나 그러는 것을 바라다 보고만 있다.
아침 저녁으로 조금씩 심고 있는 들깨.
남편이 세월아~네월아~그러면서 벌써 며칠째 저러고 있다
오늘 아침 일찍 남편이 일어 나기 전에 참다 못해 내가 밭에 가서
들깻모를 추려 뽑았다.
그거라도 거들면 좀 빠를까 하고...ㅎㅎ
괜히 쓸데 없는 짓을 한다고 지청구만 한바가지 들었다
심고 있던 저 밭만 마무리하고
결국 작은 밭 한군데는 풀이 많아 로터리 한번 친 다음에 심는 단다
그것은 또 언제?
하늘을 믿을 수 없으니 또 장마가 들이 닥치기 전에 마무리를 해야할 텐데...
한낮으로는 데일 거 같아 밖에 나갈 엄두도 못낸다.
다행히 흙집이고 나는 움직이지를 않고 가만히 있으니
안에서는 더운 줄 모르고 지내고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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