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긴 장마 끝에 그래도 멧돌호박이 익은 것이 있다.
내가 션찮으니 미리 미리 잎을 뒤적여 애호박을 따먹지를 못해서
그나마 이렇게 숨어서 늙어 버렸다,
고추 따러 간 남편을 따라 가서 외발 수레에 따서 올려 놓았다.
남편이 옮겨 주려니...하고,
올해 고추는 망한 듯..
남편이 고추를 따고 지나간 자리를 건너다 보니
병든 고추 우수수...
허기사 비가 그렇게 오래 줄기차게 왔으니 성한게 이상하지.
남편에게 이제 미련을 버리고 고추 끝내자고..
때를 모르고 일찍 심은 녹두
그나마 이 정도로 열심을 내서 꽃도 피고
까맣게 익은 꼬투리가 제법이다.
자난해에는 녹두 농사 잘 지었는데
올해는 비가 많아 션찮지만 그런대로 우리 먹을 양은 되지 싶다.
조금씩 심고 싶은 거 심어
자급자족하는 재미는 참 옹골지다.
돈 주고 사먹는게 젤루 편하지만 싸앗을 심고 자라는 것을 보고
수확을 하는 그 과정이 주는 기쁨은 돈으로는 살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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