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만 본다면 쾌청.
그저 화사한 6월.
해마다 씨앗을 받아 파종해서 꽃을 보는 한련.
즈이들끼리 교잡을 하는지 해마다 조금씩 다른 변종이 나온다.
전에 친정엄마 말씀이 비 안온다 그러면.
`삼년대한(大旱)에 빗방울 안 비친 날이 없었다더라`
요즘이 그 비유가 딱 적절하다 싶다
일기예보에 늘 비가 들어 있고 간혹 소나기처럼 후두둑 몇방울 내리다 말고..
땅이 젖을 까 봐 얼마나 조심하는지...
연못물이 말라서 호스를 길게 늘여 계곡물이 직접 들어 가게 해놓고 있다.
넣은 적도 없는 우렁이도 살고 중태기라는 작은 고기도 보이고
남편이 낚시로 잡아다 넣은 붕어도 있고 그러하니 마냥 줄어 드는 것을 보고 있을 수만 없어서
하다 하다 연못에 물을 넣어 주고 있다.
전화위복이라는 말을 이런 때 쓰는 것이 아닐까.
봄에 구해 심은 민백미꽃을 어느날 아침에 나가 보니 고라니가 아주 싹뚝 잘라 놓았더라
식성에 안맞았는지 먹지도 않고 그냥 잘라 놓기만...
우선 윗가지는 삽목이 되려나 꽂아 놓고 자세히 보니 한마디도 안남기고 잘랐으니
어디 마디에서 새 순이 나올 거 같지도 않고,
그러나 뿌리가 살아 있다면 ...희망으로 물은 열심히 주었는데.
퇴원 후 집에 와 보니 세상에 뿌리에서 새 순이 서너 개나 쑤욱 올라 와 있네;
한 줄기 갸냘갸냘 하던 것을 고라니가 잘라 놓은 덕에 순이 여러 개가 되었다.
다른 곳에 심은 것도 그럼 잘라 볼까...? ㅎㅎㅎ
오늘 아침 내 밥이다
밭에서 금방 따 온 샐러드용 상추을 뜯어 넣고 오이 반 개
삶은 계란 동생이 사 온 방울 토마토와 화룡점정 친구가 보내 준 견과류를 얹어
여기에 무가당 두유 한 잔.
여러 사람의 정성이 들어간 영양 만 점 샐러드로 한끼 식사를 대신했다.
아침에는 대부분 이렇게 먹었기 때문에 새삼 스러울 것은 없지만
다른 이들의 정성을 함께 먹으니 감사의 마음은 덤.
어제 외래로 퇴원 후 처음 병원에 다녀 왔다.
최종진단명 유방의 관내 제자리암종. 왼쪽
수술명 좌측 유방보존술및 감시 림프절 생검술.
감시림프절을 검사해서 전이 없음을 확인하고 그곳만 조금 잘라 낸 것으로 끝.
덕분에 팔의 운동범위도 축소 되지 않고 회복도 빠른 편.
더 나쁜 이야기 듣지 않은 것으로 충분하고
수술 부위는 이제 오픈해도 되고 분할 샤워(?)에서 해방 이젠 맘놓고 샤워해도 되겠다.
외과에는 한 달후 예약.
내일은 방사선과에 가서 면담하고 필요한 사진도 찍고 치료 일정을 잡기로...
예정대로라면 20일 부터 방사선 치료에 들어 간다.
아마도 6주 정도 받게 되지 싶고 호르몬 치료도 병행하는데 그것은 먹는 약으로 하루에 한 알.
어쩌다 보니 암환자로까지 등극하게 되었지만 생각 만큼 이상하지는 않다.
방사선치료가 시작 되면 매일 학교가듯이 가는 게 일이 겠지만
평생 직장에도 그리 다녔는데 까짓 한달 남짓 못 견딜까...
그야말로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