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동생이 안면도에서 서대 껍질 말린 것을 사왔단다
묵을 쑤어 본다고..
날씨가 추울 때나 해먹는 음식을 두 부부가 그 껍질을 물에 불려 빨래 빨듯이 해서
비늘을 벗겨 내고 엄청 오래 푹 끓여 굳힌 것.
날씨가 이러 하니 얼음물을 채우기도 하고 냉장고에 넣기도 하면서
어렵사리 굳혀 이렇게 투명하게 잘 만들었다.
지난번 장날 아침에 전화를 해서는 장에 안 가냐고...만나자고..
이 것을 주고 싶어서 그랬더라는.
모양과 맛이 꼭 우무같다.
우뭇가사리를 끓여 만드는 우무,
그것 보다 조금 더 쫀득하고 생선 껍질이라고 생각 할 수 없을 만큼 아주 담백하다
이 동생은 어찌나 솜씨가 좋은지 두부도 잘 만들고 도토리묵도 잘 쑨다
이제 급기야 서대묵까지 쑤었으니 그 솜씨가 거국적으로 소문이 나게 생겼다.
나는 두부 한번 만들어 보고 그 번거로움에 두 손 들고
`두부는 사 먹는 걸로...` 정했다.
옆댕이에 이렇게 솜씨 좋은 동생을 두었으니 간간히 두부며 묵도 잘 받아 먹는다
염치고 뭐고 일단 맛있으니 사양 못한다 ㅎㅎ
일단 두가지 버전으로 맛을 보았다
양념 간장을 얹어 먹어 보고
콩가루에 버무려 먹어 보았다
이 콩가루 버무림 버전은 동생이 추천한 것.
장에서 우리콩을 삶아 건조시켜 빻아서 파는 것이 있어 그것을 사왔다.
여름에 콩국수를 해먹으려면 좀 번거로웠는데 알고 보니 이렇게 쉬운 방법이 있었다
그냥 물에 풀기만하면 콩국이 되더라는..
아는 것이 힘이라고 나는 이런 거 파는 줄도 몰랐네...ㅎ
양념간장 얹은 것은 반찬용.
콩가루 버무림은 딱 간식으로 먹으면 되겠더라
오늘 점심에는 콩국에 말아 보았다.
밖에서 일하는 남편 시원하게 먹으라고 얼음을 조금 띄웠다.
나는 이 세번 째 콩국에 말아 먹는 것이 그중 입에 맞는다.
그 콩가루 물건이다.
어찌 고소한지 올 여름 콩국수는 이 콩가루를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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