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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서대 묵

by 풀 한 포기 2022. 4. 25.

친한 동생이 안면도에서 서대 껍질 말린 것을 사왔단다

묵을 쑤어 본다고..

날씨가 추울 때나 해먹는 음식을 두 부부가 그 껍질을 물에 불려 빨래 빨듯이 해서

비늘을 벗겨 내고 엄청 오래 푹 끓여 굳힌 것.

날씨가 이러 하니 얼음물을 채우기도 하고 냉장고에 넣기도 하면서

어렵사리 굳혀 이렇게 투명하게 잘 만들었다.

 

지난번 장날 아침에 전화를 해서는 장에 안 가냐고...만나자고..

이 것을 주고 싶어서 그랬더라는.

 

모양과 맛이 꼭 우무같다.

우뭇가사리를 끓여 만드는 우무,

그것 보다 조금 더 쫀득하고 생선 껍질이라고 생각 할 수 없을 만큼 아주 담백하다

 

이 동생은 어찌나 솜씨가 좋은지 두부도 잘 만들고 도토리묵도 잘 쑨다

이제 급기야 서대묵까지 쑤었으니 그 솜씨가 거국적으로 소문이 나게 생겼다.

 

나는 두부 한번 만들어 보고 그 번거로움에 두 손 들고

`두부는 사 먹는 걸로...` 정했다.

 

옆댕이에 이렇게 솜씨 좋은 동생을 두었으니 간간히 두부며 묵도 잘 받아 먹는다

염치고 뭐고 일단 맛있으니 사양 못한다 ㅎㅎ

 

일단 두가지 버전으로 맛을 보았다

양념 간장을 얹어 먹어 보고

콩가루에 버무려 먹어 보았다

이 콩가루 버무림 버전은 동생이 추천한 것.

장에서 우리콩을 삶아 건조시켜 빻아서 파는 것이 있어 그것을 사왔다.

여름에 콩국수를 해먹으려면 좀 번거로웠는데 알고 보니 이렇게 쉬운 방법이 있었다

그냥 물에 풀기만하면 콩국이 되더라는..

아는 것이 힘이라고 나는 이런 거 파는 줄도 몰랐네...ㅎ

 

양념간장 얹은 것은 반찬용.

콩가루 버무림은 딱 간식으로 먹으면 되겠더라

 

 

오늘 점심에는 콩국에 말아 보았다.

밖에서 일하는 남편 시원하게 먹으라고 얼음을 조금 띄웠다.

 

나는 이 세번 째 콩국에 말아 먹는 것이 그중 입에 맞는다.

 

그 콩가루 물건이다.

어찌 고소한지 올 여름 콩국수는 이 콩가루를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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