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골짜기 풍경

가을 열매

by 풀 한 포기 2021. 11. 5.

구기자

어느해 마을에서 구기자 나무 몇가지 꺽어다 꽂아 놓은것이

제 혼자 자라 세를 불리더니

작년부터 열매가 열려 가을이면 붉게 익는데

올해는 유난히 많이 열리고 그 색이 너무 곱다

 

그냥 두고 보기만 했는데 이번에는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일삼아 쪼그려 앉아 잘익고 굵은 열매만 골라서 땄다.

하자드니 그것도 일이라고 허리도 아프고...

적당히 듬성듬성 따 내어서 잘 씻어 햇살 아래 내어 널었다

 

어디에 좋다고 부러 사서 먹기도 한다던데

그냥 말리기는 하지만 어디에 소용이 될지는 모르겠다.

 

다음주 부터 추워진다고는 하는데 이곳은 아직 김장을 하는 집도 없고

우리는 애들 생일 주간인 셋째주에 날을 잡아 놓았다.

 

그전에 배추를 가져 가는 동생과 남편 친구를 먼저 부르고

배추를 절여 준다고 자진해서 손 들은 죄로 시누이네가 올 것이고

정작 김장 보다 손님 치를 일이 더 큰일이다.

고추농사를 줄여서 지어 우리 먹을 것만 해서 많지는 않지만

시누이가 고추가루를 달래서 보내줬더니 그 값을 너무 후하게 주는 바람에

해마다 절인 배추를 사서 김장을 하는 것을 알기에 내가 절여 주마 했다.

고추가루는 그냥 먹으라 보낸 것인데 언니오빠 힘들게 한건데...그러면서 기어이 값을 치르니...

기왕에 절여 주기로 했으니 양념까지 챙겨 줘야 쉽게 하겠다 싶어 

시누이 몫으로 마늘이며 생강도 까서 주고 고 파와 갓 무도 씻어 주면

가서 그냥 버무려 담게만 해 줄 생각이다

 

남편은 힘들게 뭐 그렇게까지 하냐고 말은 하지만 자기 동생 해 주는 거니 맘으로는 좋아 하지 싶다.

시누이 핑계로 올해는 남편에게 마늘을 까라던가 하는 일감을 좀 나누어 줄 참이다 

 

 

 

 

 

 

'골짜기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름 값  (0) 2021.11.22
나름 월동 준비  (0) 2021.11.10
그냥 가기는 아쉬워...  (0) 2021.11.01
그래도 이게 어디냐...  (0) 2021.10.05
좋은 날들이다  (0) 2021.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