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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재미삼아 농사

가을 숙제 하나 해결

by 풀 한 포기 2021. 9. 11.

고추방앗간 풍경

 

오늘 그간에 따서 건조해 두었던 고추를 방앗간에 가지고 가서 가루를 내왔다

지난번 비가 여러날 올 때 고추밭에 병이 확 번져서 

더이상 고추를 딸 수 없게 되었으니 더 기다릴 것도 없고

고추 봉다리가 커다란게 쌓여 있으니 심란해서 오늘 날 잡아 숙제를 했다

 

아침에 남편 차로 방앗간에 실어다 놓으라 부탁을 했고

나는 나중에 가서 기다렸다가 고추가루가 다 빻아진 것을 가지고 왔다.

방앗간에 나가는 김에 녹두도 갖고 가서 기계로 한번 한번 드르륵 타가지고 왔다.

통에 담아 김치 냉장고에 두고 일년 내 필요할 때마다 덜어 내어 쓰면 되겠다.

 

시골 방앗간은 주인만 일을 하는게 아니고 손님도 함께 거들어 일을 한다

한참 바쁜 철이기도 하고 다들 잘 알고 지내는 처지이기도 하려니와

일이 몸에 밴 시골분들은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사진에서 갈퀴로 고추가루를 젓는 사람은 손님이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누가 주인장인지 헷갈린다 

 

다른 쪽에서는 기름을 짜는데 다 짜지면 병에 담는 것은 각자 알아서 담고 있었다

기다리면 주인이 당연히 해주는데 기다리느니 내가 한다..그러면서,

어쩌면 그렇게들 일을 잘하는지 그렇다고 공임을 깍아 주는 것도 아니지만

서로 돕고 사는 그런 마음이지 싶다.

 

올해는 고추를 조금 심는다 했는데

생각보다 가루가 많이 나왔다

24kg 정도 나와서 약 50근이 되었다

건고추 통째로는 1근이 600g이고 그것을 가루로 내면430g쯤 나온다

넉넉히 고추장거리까지 해도 30근 정도면 우리 쓸 것은 되고 20근쯤은 여유가 있으니

조금 비축을 하고 양념거리 정도 몇집 나누면 되겠다.

 

노심초사하던 김장 무밭.

그렇게 날씨가 안 도와 주는 데도 굳건히 자라고 있다

 

가까이 자세히 보면 실상은 이렇다 ㅎㅎ

남편이 저대로 두면 무 못먹는다며 며칠 전에 약을 뿌렸다

유기농인증받은 거라해도 농약은 농약이지 뭐 다르겠나 싶지만

약을 한번 안하면 열번 약을 해서 키운 무를 사먹는다며...

생각해 보니 그도 그렇겠다 싶어 눈 질끈 감고 모른 척했다..에구..

 

어째 올해 유난히 배추 흰나비가 많이 날아 오더라니,

 

쪽파도 뾰족뾰족 나오고 있다.

비오기 전에 심었더니 땅에 습기가 많으니 쉽게 싹이 트고 있는 중.

해마다 김장때 쪽파가 션찮다

다른 집들은 비료에 약도  주며 키운다는데 우리는 퇴비 넣고 밭을 갈고 심으면 끝.

그렇다 보니 병도 오고..좀 약하게 자란다

그래서 늘 갈등이다

약을 쳐야 하느냐 마느냐...

아직까지는 잘 참고 약을 안하고 기르고는 있지만 언제 변절을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