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들면서 며칠 사이 콩밭이 풀밭이 되어 버렸다
바랭이,방동사니,쇠비름 등등 이름도 다 모르는 풀들이 점령을 해서
콩은 보이지도 않아서 이른 아침 어떻게 좀 해보려고 내려가 보니
감당이 불감당 .
겨우 한 고랑 어렵게 긁어 놓고 올라 오니
남편이 땅이 질지만 않으면 관리기로 한번 갈아 엎는다고...
진즉에 그럴것이지,
나는 아침 내내 무슨일을 했는지 표도 안나는데
홀라당 갈아 엎으니 금방 콩밭 같아졌다.
오늘 오전에 딸내미 온다 해서 나는 애들 볼때 일하는 거 안 보이려고 얌전히 있고
남편은 애들 볼때 아빠가 이렇게 열심히 일 한다고 보여 주고 싶어서
딸이 도착하고 나서도 들깨 밭까지 풀작업을 하고 있다. ㅎㅎ
남편은 식전에는 절대로 밭에 안나가고
무슨 도시의 직장에 출근하는 것처럼 9시에 밭으로 간다
그것도 어쩌다 한번 ㅋ
해가 뜨거워도 낮에 일하는게 좋단다, 무슨 취향인지
그러니 쉽게 말하자면 일은 별로 안한다는 얘기.
지난해 토란이 너무 많이 잘되어서
올해는 무서워서 아주 조금만 심었다
토종옥수수
보통은 평지에 심고 자꾸 북을 주며 키워야 쓰러지지를 않는데
비닐 친 두둑에 심어서 그럴수가 없으니 기둥을 박고 줄로 묶어 주었다.
남편이 곁가지도 따주고 웃거름도 주고 아주 이쁘게 키우고 있다
효도 좀 보려나?
수박 모종을 심고는 날씨가 추워서 죄 몸살을 하고 겨우 살아 나서
별 기대가 없었는데 여기 저기 다섯개가 열렸다.
이 정도 큰 것은 잘 익어 먹을 수도 있을듯...
어쩌면 잔나비 걸상버섯?
어느댁에 목이버섯이 자라는 것을 부러워 했더니
오래된 벗나무에 버섯이 돋아 나고 있는데 아직 정체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어디에선가 본 약용버섯하고 무지 닮아서 기대하고 있다
몇 년 키우면 제법 그럴싸한 모양이 되지 않으려나...
산 밑에 살아도 산에 가지 않으니 버섯이 직접 왕림을 했다.
장마철 눅눅함을 제거하려고 구들방에 군불을 때고 있다
덕분에 빨래를 방에 널어 뽀송하게 말렸다
겨울에는 쓸 일이 있을 때나 불을 때는데
오히려 여름에는 주기적으로 불을 더 많이 때고 있다
흙집에 구들은 습기가 천적인지라 늘 뽀송하게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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