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가물다가 비가 오려니 연일 비예보가 들어 있어
좀 더 있다 따야 되나 어쩌나 하다기 첫물 고추를 땄다
지난 해의 반 밖에 안 심어서 얼마 안 되지만 이제부터 계속 딸 것이니
우리 먹을 거리야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사람 마음이 간사하여
몸 편해진 것은 열 두째고 지난 해 고추 따던 기억이 ...이거 너무 조금인 것 같어..ㅎㅎ
고추밭 고랑도 널찍해서 걸기적 거리는 것 없어 아주 맘 놓고 돌아 댕기며 따서 편하고 좋더라.
어제 오후에 따고
오늘 낮에 비예보가 있어서 아침 일찍 씻었더니 날씨만 좋다.
고추가 조금이니 건조기 채반에 조금씩 넣어 말릴 작정이다
올해 처음 심어 본 애기 단호박.
얼마나 작은지 비교해 보려고 보통의 단호박 옆에 놓아 보았다
단호박이 두가지 색으로 열렸는데 쪄놓으면 맛도 색도 똑 같다
겨울에 마트에서 단호박을 사먹고 그 씨앗을 받아 두었다가 심으면
한 해는 그런대로 비슷한 맛의 단호박이 열린다
어떤게 열리나 계속 심어 보았더니
그 이듬해 부터는 단호박도 아닌 것이 일반 호박도 아닌 것이 무지 크게 열려서
딱 한 해만 심고 있다.
단호박을 따서 딸도 주고 친한 동생도 주고 그랬는데
잘 영근 것은 지금 따서 겨울까지 두고 먹을 수가 있단다
많다 싶어도 가끔 한 개씩 쪄먹으며 따 놓고 있는 중이다
우리 토종 호박이 열리기 전에 이 매디호박이 일찍 열려 요긴하게 먹었다
벌써 늙어 가고 있는 호박을 보며 가을이 멀지 않음을 눈치 챘다.
더덕밭 옆을 지날 때마다 조금씩 건드리면 그 향이 엄청 나게 난다
꽃만 봐도 제 할일 다 한것 같지만
진짜 장한 일은 그 뿌리를 캐어 먹는 가을이 되어 봐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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