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엉겅퀴 군락지가 집 뒷산에 있다고
친한 동생네가 함께 채취하자고 연락이 와서
지난 토요일 놀러도 갈 겸 해서 다녀 왔다
그 집도 우리집 처럼 산 바로 아래에 있는데 우리집은 달랑 하나 산골집이고
그 집은 전원주택 단지 최 상위에 자리한 집.
요즘 보이는 것들은 대부분이 줄기가 모난 지느러미 엉겅퀴가 대부분이고
토종 엉겅퀴는 아주 귀한 대접을 받기도 하고 개체수가 적어서 잘 볼 수도 없다.
동생네도 그 산에 더러 보여서 화초 삼아 몇뿌리 캐다 심어 꽃으로 보고 있었는데
얼마전에 그 산이 벌목을 하며 맨 살이 들어 나니
온통 엉겅퀴 군락지인 것이 드러난 것.
워낙 많기도 하고 뭐 몸에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좋다해서 비싸게 즙을 사먹기도 하는 마당이니
직집 캐다가 건강원에 맡기면 즙으로 내려 준다니
두 집이 의기투합 해서 산에 올라 보니 산 전체가 보라색 엉겅퀴로 덮여 있다.
장화를 신고 손목이 긴 고무장갑을 끼고 산야초 채취용 손 쇠스랑으로
중무장을 하고 운반용 지게까지 메고 올라 갔다.
캐면서도 워낙 많으니 이 정도 캐는 것은 괜찮겠다 싶은 마음도 들고
불편한 마음없이 캘 수 있어 좋았다
뭐든 몸에 좋다 하면 씨를 말리며 캐간다고 눈 흘겼는데 나도 그 대열에 합류를 했다는
죄의식에서 조금은 놓여 났다고 할까...?
동생이 건강원에 알아 보니 뿌리째 뽑아서 말려 오라고 하더란다
보통 그냥 먹을 것이면 대추하고 생강만 넣고 달인다고...
바짝 말려서 소사료푸대로 눌러 담아 하나 정도면 한 솥이 된다고 그 만큼 가져 오라고 했다는데
네 명이 캐어 쌓아 놓고 봐도 양이 가늠이 안되었지만
대강 이만큼 이면 하고 지게로 두 지게를 캐다 마당에 내려 놓았다.
큰 일을 했으니 동생이 만든 두부를 안주 삼아 우리 남편이 좋아한다고
미리 준비해 두었던 연태고량주까지 내어 술도 기분 좋게 마시고
청국장을 끓여 점심까지 먹고
조금 쉬며 삽목해 둔 나무와 꽃모종도 챙기고
지난 해부터 새로 조성한 정원의 나무와 꽃들도 보고 그 수고에 칭찬도 하며
그야말로 즐거운 놀이 처럼 하루를 보냈다.
처음 계획은 함께 즙을 내리자 였는데
캐놓고 보니 한 곳에서 할 수는 없는 양이고 자르고 씻고 말리고 과정도 복잡해서
반쯤 나누어 집으로 싣고 왔다
오다가 우리집 으로 들어 오는 다리 건너 첫집에 귀한 거라면서 심는다 해서 몇 뿌리 나누어 주고
나도 뿌리만 몇 개 잘라 심어 놓았다
꽃이 이쁘니 꽃삼아 보려는 마음으로...
남편이 쉬지도 않고 작두로 잘라 놓은 것을
씻어서 건조기에 밤새 말려 큰 비닐 봉지에 담아 두었다.
장날 대추와 생강을 사서 건강원에 맡기면 되는데
아무래도 생각 보다 양이 넉넉해서 다음에 한번 더 달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일상의 부스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는 또 내리고... (0) | 2021.06.03 |
---|---|
가막살나무 꽃 (0) | 2021.06.01 |
오지랖 (0) | 2021.05.28 |
늦둥이 자식이 늙으면 업어 준다고... (0) | 2021.05.27 |
더러 마음 아픈 일도 있다 (0) | 2021.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