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조금 덜 드는 곳의 작약은 이제야 피었다
먼저 핀 것들은 이미 시들었고...
늦자식이 효도 하는 것 같다.
꽃을 키우며 햇살의 기운이 식물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고 있다
그야말로 한 뼘의 거리가 차이가 난다.
집 앞 추녀 아래로 끈끈이대나물이 참 촌스러운 색으로 이쁘게 꽃이 피었다
씨앗을 받기가 참 애매한 아이인데 이곳에는 절로 나서 자라는 것.
집에서 먼 언덕배기 정도에 무리지어 피면 참 고운 꽃인데
어쩌다 보니 이곳에서 싹을 틔웠으니 꽃 필때까지 기다려 줬다.
한 차례 이쁘게 보고 나서 좀 이르다 싶게 뽑아 정리를 하고 채송화를 심을 예정이다
원래 이곳은 채송화를 심었던 곳인데 이 아이가 점령을 하고 있어서
마당 여기 저기 자라고 있는 채송화를 더 자라게 두었다가
나중에 이곳으로 옮길 생각이다
바로 거실 앞이라서 이렇게 키가 큰 꽃들은 안 심는 곳인데...
우물가에 핀 토종 붓꽃
이곳도 그늘이 많은 곳이라서 이제야 피었다.
시차를 두고 꽃을 보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윗쪽으로 으름 덩굴이 넷트를 형성해서 해가 좀 귀한 곳인데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는듯,
오늘 아침 일찍 우산을 쓰고 여기 저기 한바퀴 돌아 보다가
밭 울타리에 걸려 옴짝을 못하는 고라니를 발견했다
나를 보고 걔도 놀라고 나도 놀라고,
그냥 두었다가는 큰일 나겠다 싶어 남편이 달려 와서 울타리를 잘라 내고
놓아 주었다.
어디 다친 데는 없었는지 금방 일어나서 달아 났다
고라니 방지망이 바다에서 쓰는 김발이라서 구멍이 제법 크고 얼마나 질긴지
고라니가 걸리면 빠져 나가려다 잘못 되는 수가 있다
지난 밤에 울타리 안쪽의 채소가 탐이 나서 들어 오려다 걸린 모양인데
내가 안 돌아 보았으면 모르고 그냥 둘 뻔 했다.
아주 운이 좋은 녀석 명도 길겠다.
다시는 와서 걸리지 말고 건강하게 딴 곳에서 잘 살기를 바란다.
고라니는 그렇게 해서 즈이 가족들에게 돌아 갔으니
우리 보리도 어딘가에 있다가 돌아 왔으면 얼마나 좋을까...
오디가 익기 시작이다
좀 더 있어야 검게 익겠지만 아직 멀었지 싶었는데
벌써 때가 그렇게 된 모양이다.
나중에 다 익어 절로 떨어질 때쯤이나 조금 맛이나 볼까
그것도 일스러워 많이 따지는 못한다
아예 작정을 하면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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