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친하게 지내는 마을 친구, 형님들과 다래순을 따러 다녀 왔다.
친구의 친정 동네 뒷산으로...
그곳은 그 친구의 남동생이 버섯재배를 하는 산이어서 아무나 안들여 보내는데
친구의 빽으로 봄이면 한차례씩 다녀 오는 곳이다
지난해에는 다른 일이 있어 함께 못간 것이 못내 서운했는데
올해 기회가 되어 만사 제쳐 두고 따라 나섰던 것.
온 산이 계곡을 따라 다래밭이더라...
가시나무도 없고 키도 낮으막해서 쉽게 딸 수 있는 곳.
올해 날씨가 좀 그래서 아직 어리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딸 만 했다.
함께간 마을 형님이 싸 온 쑥개떡으로 새참을 먹어 가며 얼마나 열심히 땄는지...
다들 선수들 이라서 나는 명함도 못내밀게 생겨서 괜히 성가시게 할까봐
한 참 떨어진 곳에서 살살 다니며 따고 있으려니 당신들 쪽으로 오라고 마구 부르시며
그쪽이 크고 좋은게 많다고...
그렇지만 나는 이 정도면 됐다고 사양하고 내 분수껏 따고 왔다
나중에 보니 나도 열심을 내며 땄음에도 불구하고 그분들은 내 두배는 되네...ㅎㅎ
돌아 오는 길에 짜장면에 탕수육까지 사주셔서 그야말로 횡재가 달음박질을 했다.
귀한 대래순에 맛난 식사까지,
그 산에는 이 삼색병꽃의 군락지라서 여한 없이 꽃구경까지 했다.
집에 돌아 와서 쏟아 놓으니 커다란 소쿠리 가득이다
콩이 녀석이 호기심이 발동해서 이리 저리 들여다 보지만 먹을 것은 아니라는 것만 알았겠다.
왼쪽 것은 고춧잎 나물이라고
나무에서 따는 것인데 모양도 고춧잎 비슷하고 맛 또한 그래서 그런 이름으로 불린단다
고추나무라고 정원수로도 심고 작고 흰꽃이 핀다는데
나는 평생 처음 본 것이라서....
나물이 많아서 가마솥에 불을 때서 삶았다.
아침부터 서둘러서 출발해서 산을 오르내리며 나물을 뜯고
집에 도착하니 세 시쯤이었는데 앉지도 못하고 나물을 삶아 널었다.
다들 쌩쌩한데 나만 힘든 것 같더라..
일이 몸에 밴 분들이라서 손도 빠르고 몸도 빠르고,
올라 오는 길에 마을 형님댁에 들러 참깨 씨앗도 얻고,
흰색 겹매화꽃 나무도 캐주셔서 가지고 왔다.
올해는 이래 저래 내가 꽃 복이 터졌다.
매화도 심고 다래순도 삶아 널고 아주 바쁘고 보람찬 하루였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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