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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골짜기 풍경

꽃만 보고 살 일.

by 풀 한 포기 2021. 4. 16.

으름꽃이 벌써 피었다

날씨가 하 수상해서 춥다...춥다...했는데

그래도 얘들은 때를 잊지 않고 이 오묘한 보랏빛.

 

아침부터 비가 오락 가락해서 애저녁에 일은 접고 뒹굴거리다가 보니

비가 오는 건지 마는 건지 하도 션찮게 와서 

까짓 비를 무시하고 나는 할 일을 하련다...

 

지난번 1차 수확한 후 다시 나온 땅두릅을 매정하지만

칼을 깊이 넣어 싹뚝 잘라 왔다.

살짝 데쳐 부침가루 버무려 두릅전으로 저녁상에 올렸다.

 

엄나무 순도 자르고

키가 장대같이 커서 대~충 부러뜨리고 자빠뜨리며 힘들게 땄다.

가시가 엄청나게 사납게 달려 있어서 조심 조심.

긴 장대끝에 집게날이 달린 도구로 땄지만 그것도 어찌 힘이 드는지

목도 손목도 너무 아프고 ,이런때 남편은 어디 있는지 보이지두 않네...

부러진 나뭇가지는 잘라서 삽목을 해볼까 하고 일단 물에 담가 물을 올리고 있다.

 

디기탈리스 모종판

먼지 같던 씨앗이 그래도 생명이 깃들어 있어 오골오골 싹이 나왔다

너무 뭉테기가 져 있어서 일단 모종판 하나에 상토를 담아 

핀셋으로 하나씩 뽑아 옮겨 심었다.

윗쪽에 보이는 모종판이 옮겨 심은 것인데 살아 주겠지?

그렇지만 아직도 엄청나게 몰려서 싹이 자라고 있어서 

옮겨 심은 것이 잘자라면 나머지도 차츰 다른 판으로 떼어서 이사를 시켜야겠다

그나 저나 저거 더 살면 어디에 다 심냐구...

 

곰보배추 밭(?)

천궁 모종을 심으려고 아랫밭에 내려 갔더니 아직 갈아 업지 않은 밭에 

곰보 배추가 잔뜩 자라고 있어서

우선 순이 올라 온 것은 나물거리로 다 자르고

뿌리는 파서 옮겼다.

그냥 두면 곧 남편이 밭을 갈아 버리면 다 없어지게 생겨서 일단 옮겼는데 잘 살아 낼지 모르겠다.

 

벚꽃 지고 이제 연산홍의 때가 되었다.

풀이 무서워서 집앞 경사지로 대중없이 심어 놓은 것들이 세월이 가며 풍성해졌다

한 두무더기는 철쭉도 섞여 있지만 굳이 구분 지을 일이 없으니 ,

먼데서 온 명자꽃 세 가지

삽목가지에서도 다 꽃이 피었다.

기존에 집에 있던 것과 같은 색도 있지만 흰색과 분홍은 없던 것이어서 너무 반갑다

여기에 흑광이라는 아주 진한 빨강의 명자까지 이제 네가지 색의 꽃을 볼 수 있게 됐다.

 

골담초

탱자나무 꽃.

씨앗 발아해서 심은지 여러해 작년부터 꽃이 피기 시작인데 아직 탱자는 열리지 않았다

올해는 하나라도 열리려는지 기대하고 있다.

 

얼마전 어느 한적한 시골 찻집에 갔었는데

그집에 엄청 신기하게 기른 나무가 있어서 가까이 가보니 탱자나무 였다

전지를 잘해가며 모양을 잡아 기른게 멀리서 보니 꼭 우산 형태였다

가시들이 엉겨 고슴도치 등짝 같은 것이 큰 우산 모양의 나무로 자랐으니 

얼나마 보기 좋은지 모르겠더라

 

해서 나도 심기일전 곧게 자란 나무 한 그루를 캐서 옮겨 심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그 찻집에서 본 그 나무처럼 길러 보겠다는 

아주 원대한 꿈을 꾸면서...

 

우리집 들어 오는 길목에 잡목 우거진 휴경지가 있었는데

지난해부터 그 땅 주인이신 박씨할어버지께서 손수 나무도 베어 내고 

밭을 일구어 나물도 심고 그러시더니 급기야 올해에는 윗산의 나무까지 베어 내고

어느날 포클레인을 불러 층이 져있던 밭을 평탄 작업을 해서 멀쩡하게 만들고

각종 과일 나무며 꽃나무도 심으시더라..

올해 83세 적잖은 연세임에도 아주 의욕적으로...

내 그 분을 보고 깨달은바 있어 올해에는 꽃나무도 여러 가지 심고 더 열심을 내고 있는 중이다

그분에 비하면 나는 아직 청춘아닌가 싶어,

뭐든지 시도해도 될 나이 같은 생각이 마구 마구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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