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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골짜기 풍경

보는 사람이 임자

by 풀 한 포기 2021. 4. 28.

덜꿩나무

집 앞쪽 산비탈에 덜꿩나무 한그루 

내가 심어 기른 것은 아니지만 해마다 눈여겨 보고 주변 잡목도 정리해가며 

내 것인양 마음을 쓰고 있다.

 

한 해가 다르게 나무가 자라 몇년 사이 제법 풍성하게 꽃이 많이 온다.

이맘때 비슷 비슷한 꽃들이 피는데 며칠 후면 아마도 가막살나무 꽃도 피지 싶다.

 

집으로 들어 오는 길에서 개울 건너로 바라 보이는 곳에 핀 섬노린재나무.

해마다 멀리에서 바라다만 보며 무슨 꽃일지 궁금해하다가

올해는 작정을 하고 중무장을 하고 개울로 내려가

험한 곳을 부러 찾아 갔다.

가까이 거보니 이 산중에 웬 섬노린재나무?

 

사진으로만 보던 꽃인데 실제로 보니 참 반가웠다.

근처에 새끼나무 자라는 것이 없나 아무리 찾아 봐도 달랑 이 것 한 그루 뿐.

대부분은 여러 그루 군락 처럼 자라기 마련인데

이 나무는 홀로 독야청청 하고 있다.

 

나중에 시간을 내서 다시 한번 가서 주변을 살펴 볼 작정을 하고 있다.

가는 길이 험하긴 하지만 만약 작은 애기 나무를 발견하면 보기 쉬운 곳으로 

한 그루쯤 옮겨 오고 싶다.

 

이렇듯 심어 가꾸지 않아도 보는 내가 임자다.

 

몇년 전 동네 친구따라 산에 고사리 꺽으러 갔다가 만났던 우산 나물.

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다고 해서 다 잘라 왔는데

그중 어린 한 포기 쉽게 뿌리가 뽑혀 집에 가져다 심어 놓았더니 

해가 거듭 되니 이렇게 새순이 무더기로 올라 와 볼만하다

우리 동네 다른 골짜기에 이 우산 나물이 군락을 이뤄 아주 지천이다.

딱 한번 가보고 못 가봤지만 산이 험해서 갈 엄두가 안난다

산이 높지는 않아도 경사가 심해서 얼마나 무서웠는지...ㅎ

다른 이들은 씽씽 잘 다니는데 나는 발아래 낭떠러지만 보다가 돌아 왔다.

 

씨앗으로 키운 등심 붓꽃

붓꽃 중에 가장 작은 것. 키가 겨우 10여 cm 남짓하다.

지난해 처음 꽃을 보고 올 해 두번째인데

포기를 좀 벌려서 심어 놓았다 

포기 사이 사이로 지난해 부러 흩뿌려 놓은 씨앗이 발아해서

아주 쪼꼬맹이 어린 새싹이 보인다

한 두해 지나다 보면 제법 넓게 퍼져 보기 좋게 되지 않을까..?

 

오늘은 유구 장날이었는데 장날에만 나오는 꽃집이 세군데가 있어서

구경 삼아 혼자 나가 보았다.

노지 월동도 되고 향이 좋은 카네이션 두 종류를 각각 두 폿트씩을 사다 심었다.

직접 보고 이렇게 길거리 꽃집에서 꽃을 사는 재미도 있다.

대부분은 인테넷으로 주문해서 사는데 직접 보지 않고 사게 되니 기대에 못미치는 경우가 많다.

시골 꽃집은 품종이 다양하지 않아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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