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봉오리 였던 올괴불나무의 꽃이 드디어 피었다.
아주 조그만해서 알고 찾아 보지 않으면 잘보이지도 않는 꽃이지만
봄에 산에서 그중 먼저 피는 꽃이다.
아마도 생강꽃도 피었지 싶기는 한데 괜히 하루 종일 바빠서
부러 찾아가 볼 시간도 못내었다.
아침부터 남편은 표고버섯 종균을 넣는다고 참나무와 씨름을 했고
나는 나대로 붉은 인동을 옮겨 바자울에 올려 붙들어 매고
눈개승마밭에 거름도 가져다 흩뿌려 주고
연못가 풀을 뽑아 내고 지난해 씨앗 파종했던 꽃창포도 옮겨 심고
국화도 포기 나눔을 해서 여기 저기 마구 갖다 심느라 하루 해가 짧았다.
심는 것이야 별로 어려울 것 없는데 문제는 자리를 마련하려면
개간하는 것처럼 풀도 뽑고 정리를 해야해서...
풀을 뽑으며 잡초 취급을 당하는 돌미나리를 뿌리채 뽑아 저녁상에 생으로 무쳐 올렸고
달래도 한소쿠리 캐어 오고 도다리 쑥국을 끓이겠다고
겨우 손에 잡히는 쑥도 한웅큼 뜯었다.
지난해 비가 잦아서 대파가 다 녹아 내리고
몇 포기 남은 토종 파가 봄햇살에 살아 있다는 표시를 하고 있다.
요즘 대파값이 너무 비싸서 우스개 소리로 파테크를 한다는 말을 하더라..
겨울을 난 쪽파도 살아 나고 있고 그러다 보면 파값이 좀 진정이 되겠지.
대파 씨앗이 있어서 모종판 하나에 씨앗을 넣었다.
토종파가 얼마 안되어서 올해 잘 번식을 시켜야겠고
보통의 대파를 우선 심어 먹어야 될듯해서 모종을 내었는데 잘 발아가 되려나 모르겠다.
하루가 짧게 무엇인지 가늠도 못할 만큼 여러가지 일을 돌아가며 하고 있다
저녁이면 너무 피곤할 정도인데 사실 별 표나는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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