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산 고랑탱이에 터를 정한 것이 벌써 20년이 되어 간다
40대 중반에 이미 은퇴 후에 어찌 살것인가를 결정하고 여러곳을 찾아 헤매다
아주 오지스런 이곳을 발견하고는 앞뒤 계산없이 마음을 정했었다
그후로 주말마다 남편괴 오르내리며 농사를 짓고 주변 정리를 하며 보내다가
남편이 먼저 도시의 일을 접고 내려와 터를 닦고
소박한 흙집 하나 얹은 것도 십수년.
그러고도 나의 주말은 변함없다가 5년전 드디어 소원하던 이곳에 합류했다
남편은 혼자 그야말로 새장 속의 행복에서 벗어나 시궁창속에서의 자유를 맘껏 누리며
온갖 취미생활을 두루 섭렵했는데 그중 첫번째가
그래도 품격있는 서예.
본시 애쓰고 노력하는 타입은 아니어서 타고난 재능으로 그럭 저럭
여러대회에서 수상도하고 그러다 보니 초대작가라는 반열에 드는 정도의 실력.
그다음으로는 목공.
타고난 손재주는 조금 있다 소리를 듣는 사람이었는데 본격 공방 출입도 하며
소목에 흠뻑 빠져 지나기 몇 년.
이미 이곳에 사랑채를 들일때 손수 집도 지었었지만 그와 다른 목공이 아주 재미 있었는듯,
blog.daum.net/dreaminn5624/15677474
엊그제 생일에 아들내미가 보낸 생일 선물.
그간에 쓰던 직소기가 낡고 성능도 션찮아 즈이 아버지 취미 생활에 힘을 보태고자 ...
그리고 치명적인 것은 낚시.
이 대목에서 나는 거의 해탈의 경지에 도달했었고...ㅎㅎ
결혼하기 전 젊은 시절부터 이제껏 40년도 훨씬더 오래된 취미
아마도 그간 낚시 장비와 경비에 들어간 비용이 집 한채는 살 수 있었을듯...ㅜ.ㅜ
요즘엔 겨울이니 낚시를 잠시 쉬는 사이 찌를 만드는 일에 몰두 중.
이 부분은 목공과 낚시의 콜라보.
이것은 딸이 보내 준 겨울용 낚시 바지
온 가족이 대단한 취미생활에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내고 있다.
전생에 나라를 구한 공덕이 있었던게 분명하지 싶다.
하루도 심심할 틈이 없는 남편의 취미 생활
서예, 낚시. 목공, 찌만들기.
열가지 재주 가진 사람이 끼니거리 걱정한다던 어른들 말씀.
이제 끼니 걱정에서 벗어나 노년에 이르렀으니 새삼 말릴 생각도 없지만
생각해 보니 이런 놀쇠족은 흔치 않으리라는 나의 속터지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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