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안개가 걷히면...

by 풀 한 포기 2020. 12. 29.

한 치앞도 안보이게 짙던 아침 안개가 서서히 걷히며

저아래 골짜기로 안개가 사라지고 있다.

 

산 모퉁이 하나 돌아 내려가면 사람의 마을이 있고

나는 안개에 싸인 선계에 들어 있는 듯한 착각.

 

내일 부터는...추워질 거라는 일기예보의 협박도 있지만

아직 안 추운게 이상한 일아니었던가 싶어 까짓 추위쯤이야 하고 무시해 치우기로 한다

 

한동안 올라 가지 않았던 집둘레 길을

미레와 설국이를 앞세워 한바퀴씩 매일 걷고 있다.

가끔 보이는 산짐승의 발자국만 있고 마을 사람들은 우리 연못까지가 산책코스이고

나는 더 윗쪽 산밑을 돌아 만든 집둘레 길을 다니고 있다

어제는 남편과 더 높은 집 뒷쪽의 산을 올라갔다 내려 왔다.

산밑에 살아도 산에는 정말 안 올라 가는데....

요즘 너무 바깥활동이 없다 보니 따라서 무기력해지는 것 같아 일삼아

산책도, 등산도 하고 있다.

 

임도처럼 나있는 길이기는 한데 본시 목적이 산위에 묘지를 쓰려고 만들어진 길이라는 것.

지난 봄 이후로 안 올라 갔더니 작은 나무들이 엉겨서

남편이 낫으로 다시 길을 정리해줘서 겨우 다시 다닐 수 있게 되었다.

 

한비퀴 돌면 30분쯤 걸려서 가벼운 산책 코스로 여기고

집 뒷산으로 올라 능선을 타고 다른 길로 돌아 내려 오면 1시간 정도 걸려서

적당하다 싶어 한번씩 올라 가고 있다.

 

올해같은 때는 대도시에 살지 않는 것이 큰 복이라 여겨 늘 감사하게 생각하며

마스크 안써도 되는 이 길들을 걷고 있다.

 

 

'일상의 부스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구의 터일까?  (0) 2021.01.14
그래도 꽃은 피었다  (0) 2021.01.11
선물  (0) 2020.12.22
오늘도 우리는 자알 놀고 있다  (0) 2020.12.11
첫눈이 내리던 날  (0) 2020.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