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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선물

by 풀 한 포기 2020. 12. 22.

어느날 예기치 않은 선물이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

밤나무는 있어도 제대로 한번도 만들어 본 적 없는 밤쌀

얼마나 깨끗하게 껍질을 벗겼는지 뽀얀하다

 

산밑에 살아도 주변머리도 없고 핑계는 돌산이어서 칡이 있다해도 캐기 어렵다는...

커다란 칡. 그것도 암칡의 그중 굵은 부분을 뚝 자른것.

너무 귀한 것이라 남편과 함께 잘게 잘라 일단 생즙을 짜서 마시고

펫트병 가득 짜서 냉장에 두고 하루 한 잔씩 먹고 있는 중이고,

가정용 녹즙기라서 착즙이 완전히 안됐다 싶어

짜고 남은 칡의 건지를 차로 끓여 마시려고 말리고 있다. 

 

은행 또한 나무에서 따서 냄새 고약한 껍질을 씻어 말려야 하고

저만큼씩을 보내려면 참 애많이 써야했을텐데...그분의 수고에 새삼 감사드린다.

 

하나 같이 손이 많이 가야 만들어지는 귀한 선물을 받아 춥고 심란한 코로나 시절에

아주 따뜻한 날들이 되고 있다.

 

오늘은 또 먼곳에서 대구가 택배로 도착했다

손질이 잘 된채로 와서 일단 저녁에 대구 매운탕을 한냄비 끓여 먹고

나머지는 한번 먹을 량으로 소분해서 냉동 보관했다

알집도 너무 커서 한꺼번에 먹을 수는 없을듯해서 그것도 잘라 나누어 담아 놓았다.

이로서 우리집 냉장, 냉동고는 코끼리 냉장고가 되었다

 

선물은 그저 아무 계산없이 주고 받는 것이라지만

넙죽 넙죽 염치없이 받기만 하고 있으니....마음 한구석은 빚이다

 

살다 보면 나도 언젠가는 누구에게라도 값을 날도 오겠거니,

그저 반갑고 고맙게 잘받아 맛나게 먹고 맘편히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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