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들어 한가해지니 뭔가 할 일이 없나 자꾸 궁리를 하게 된다.
퇴직 후 시골로 내려 오며 거의 모든 살림살이는 정리하고 책상 하나와 컴퓨터만 챙겨 왔는데
바느질을 좋아하다 보니 천을 모아둔 박스와 재봉틀 그에 딸린 잡동사니 조금 가지고 온 것중에
30년쯤 전에 코바늘뜨기로 짠 이런 물건이 나왔다.
버리기는 아까워 아마도 챙겨 두었던 모양인데
이제는 그야말로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그러게 생긴 것.
며칠전에 겨울이니 바느질이나 해볼까 하고 광목원단을 한번 탈색해서 빨아 둔것도 있으니
광목천에 이것을 매칭해서 무엇을 해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시골집이 구조상 화장실문이 눈에 아주 잘띄는곳에 있어서
광목원단에 창구멍을 내고 뜨게질한것을 꿰매 가리개처럼 만들어서 걸었다.
황토집이니 광목의 색과 질감이 꽤잘 어울린다
뜨게질 한 것이 세 장인데 아마도 날개를 편 봉황을 가운데 두고
날개 접은 봉황이 양쪽에서 바라 보는 그런 배치였던 모양.
하나는 화장실 가리개로 썼으니 나머지 두장을 그저 서로 바라 보게 배치해서
구들방에 있는 다락의 커튼으로 만들었다
여분의 이부자리를 얹어 두는 곳인데 훤히 보여서 더러 지저분하게도 보이고
언젠가는 저것을 가려야겠다 생각만 하고 있다가
이 참에 그것도 해결이 되었다.
가벼운 커튼봉은 인터넷으로 구매를 했고
가지고 있던 광목원단을 쓰고 그리고 어쩌면 상자속에서 묵었다가 버려질 운명이던
뜨게질한 것까지 찾아서 쓰고
다락방에서 한나절을 꼼지락 거려 만들어 걸고 나니
대단한 숙제 하나 해결한 것처럼 아주 뿌듯하다.
날개 편 봉황은 직사각형이던것을 윗부분은 잘라 내고 썼고
나머지는 있는 모양 그대로 써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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