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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밥상

전투적으로 끝낸 김장.

by 풀 한 포기 2020. 11. 18.

언제던지 하기는 할 김장이기는 했지만

처음 계획은 목요일과 금요일이었다가 수요일 오후부터 금요일까지 내리 사흘을

비가 내릴것이라는 예보에 부랴 부랴 화요일인 어제 배추를 절였다

금요일에 절여 토요일에 애들 와서 함께 버무리면 딱 좋은데

그토요일 꼭 참석해야하는 결혼식이 있는 관계로 ...

 

 

속 넣을 무도 뽑아 놓고

이곳 유구 특산품인 뿌리갓.

솎아 주며 띄엄띄엄 키워야 뿌리가 굵게 드는데 그냥 두었더니 무늬만 뿌리갓이다

맛은 갓 특유의 맵고 진한 알싸한 그러면서 약간 단맛이 돈다

옛날 토종배추 뿌리같은데  조금 맵다

이것을 곱게 채썰어 속에 섞어 넣으면 맛도 좋지만 김치가 쉬지 않는다는...

이때쯤 장에 가면 이 뿌리갓을 채썰어 포장해서 팔고 있다

다른 지방에서는 없는 풍경이지 싶다.

 

 

쪽파는 마을 형님께서 주셨는데 말씀은 한단 뽑아 주신다 했는데

말이 한 단이지 나뭇단 한 단 만큼 엄청 많이 주셔서 남기고 다듬었다.

 

아침 일찍 절인 배추를 씻어 놓고 물빠지기를 기다리며 아침 밥을 먹고

드디어 안으로 배추를 옮기고 김치통도 진설을 하고...

우리집 포함 네집 것 김치통 열 여덟 개.

그리고 택배로 보낼 것 따로 한통.

겉절이 조금,

 

오늘 내가 그야말로 전투적으로 해야 하는 김장의 총량이다

 

엊저녁에 속넣을 무를 채로 밀고 다시마 우린물에 끓인 찹쌀죽과

작년에 직접 담은 새우젓,황석어젓. 멸치와 까나리액적 약간 넣어 속을 버무렸다

드디어 준비 는 끝났다.

젓갈까지 직접 담은 것을 쓰니 이번 김장은 밖에서 사 온 것이 정말 하나도 없다

 

 

남편은 오늘 나의 보조,

우선 배추 꽁다리 정리를 하고 통을 이리 저리 옮기고

양념 묻은 김치통 언저리를 깨끗이 닦고 아주 큰일을 했다

혼자서 속을 넣은 배추는 무려 80 포기 ㅎㅎㅎ

배추가 그리 크지 않아 두쪽씩 낸 것이 대부분이라서 엄청 많다고 볼 수 는 없다

 

여기까지가 점심 먹기 전까지 모두 속을 넣은 것.

오후 외출 예정이 있는 남편때문에 일단 점심을 먹고 남편 없을때

겉절이를 버무리고 나머지를 정리 했다

예보 대로 뒷설거지를 하는 중에 비가 오기 시작 ...

에구... 용케 비피해서 잘했다.

 

 

아들, 딸, 그리고 우리집 겉절이

 

우리집 것은 두통만 남기고 모두 김치 냉장고에 넣어  숙성 코스로 돌리고

이것은 동생네 것을 비롯해서 사돈댁 것과 아들네 것.

친구네 것은 남편이 외출하며 택배로 부치고....

 

뒷정리도 대부분 다 끝내고 딱 요거 스텐 함지 세개 남았는데

비가 마구 쏟아져서 우물까지도 못가고 그냥 마당에 팽개쳐 두었다.

까짓거 설거지 거리 누기 훔쳐갈 것도 아니고 언제해도 내가 할 거...천천히 비 그치면 하지.

 

일단 올해 김장은 이것으로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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