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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오랫만에 아이들 집에 다녀 왔다.

by 풀 한 포기 2020. 10. 25.

맘 먹고 길을 나서면 그저 한 시간 반이거나 두시간이면 당도하는 곳에 살고 있것만

애들이 번갈아 자주 내려 오기도 하려니와 특별한 일이 없으니 잘 가게 되지가 않았다

더구나 올해는 온나라가 역병이 돌아 맘대로 돌아 댕기기도 어렵기는 했지만 서도...

 

지난 9월 아들네가 출퇴근이 편한 전철역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했는데

전에 살던 집도 8년을 그집에 살았는데도 딱 한번 가 본것으로 끝이었고

이번에도 오시라..오시라...하기도 여러번

그래도 이사도 했는데 궁금도 해서 남편과 가보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가는 길에 딸네집부터 들러 담아간 김치 내려 주고

옆집에 따가지고 간 애호박과 표고버섯을 드리고(내가 살다 온 집이라서 옆집과 잘 아는 관계라서)

딸이 사는 집을 둘러 보았다

올해 재택근무를 많이 하다 보니 집안이 거슬리는게 많았는지 아주 깨끗하게 페인트 칠도 하고

침실과 서재도 가구 배치도 다시하고 아주 딴집처럼 해 놓았더라.

그것도 셀프로...

내가 총평하기를 `부잣집 같다` ㅎㅎㅎ

딸은 석원이네(동생네)집에 가면 더 부잣집 같을걸.. 그러면서 웃고

딸과 함께 멀지 않은 아들네도 갔다

딸은 인천이고 아들은 송내역 근처인데 행정구역은 부천시지만 차로 10~15분 정도 떨어져 있다.

아들도 인천 시청 옆에 살다가 살던집은 세를 주고 둘이 살으니 좀 작은 평수로 이사를 한 것.

 

이사 하기전에 올수리를 하고 짐을 들이기전에 애들이 보내 온 거실 일부 사진

지은지 4년된 아파트지만 애들이 들어 가기전 다시 리모델링을 해서

그야말로 호텔(?)같이 꾸며 놓았더라...

먼저집은 둘이 살기에 넉넉한 35평대 였고 이곳은 줄여서 27평인가 그런데

오히려 아늑하니 둘이 살기엔 더 좋아 모였다

살면서 집수리는 어려우니 이사 전에  맘에 들게 모두 수리를 해놓고 모든 살림 살이까지

다 새로 들여서 진짜 깨끗하고 좋아 보여 흐믓했다

 

아들네 집에서 내려다 본 주면 야경

 

딸과 함께 도착하니 며느리랑 아들이 우리를 환영했고

낮에 연안부두에가서 도미회도 떠오고 문어도 사다 삶아 놓고 해서

모처럼 온가족이 모여 술 한잔도 하고 딸은 가까이에 내집 두고...라며 저녁 먹고 놀다 돌아 갔고

우리 부부만 평생 처음  아들네서 1박을 했다.

 

늘 밤이 일찍 오고 유난히 어두운 산골에 살다  도시의 야경은 좀 낯설었다.

 

두 아이들이 다 편안하게 잘 사는 것을 보니 흡족하고

남편도 몹시 기분이 좋았는지 `너희들이 편안히 잘살고 있으니 아버지 맘이 좋다`라고

몇번이나 말을 하더라

마음 표현이 무척 인색한 사람인데..

 

먼젓번 집을 살때도 우리가 준 작은 아파트를 팔아 모꼬지로 삼아 즈이들이 알아 했고

이번에도 순전히 즈이들 힘으로 집을 사서 이사를 했으니

며느리가 얼마나 야무진지 말해 무엇하겠는가

 

 

편안히 자고 며느리가 해주는 아침을 편히 받아 먹고

강아지며 고양이 밥을 줘야한다는 핑계로 아침에 내려 왔다.

집에 오니 10시 30분.

이리 맘만 먹으면 금방 다녀 올 거리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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