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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번갯불에 콩 구워 먹었다.

by 풀 한 포기 2020. 11. 3.

진즉에 베어 비닐하우스에서 말리던 콩단을

마당에 포장을 펴고 바닥에 눕혀 남편이 도리깨로 털고 있다

일단 끈도 안풀고 한번 두드릭고 나서 단을 풀어 헤쳐 다시 한번 도리깨질로 털었다

 

콩대를 대강 걷어내고 담으니 콩알은 가끔 보이고 맨 검부래기만 있다^^

 

그래도 그 콩검부래기를 바람에 다 날리고

하루 종일 걸려 쭉쟁이며 병든 콩알을 다 골라내어 이렇게 멀쩡한 콩을 만들었다는...^^

 

그리고 내년여름 콩국수 해먹을 것과 씨앗으로 쓸 것 소량만 남기고

몽땅 물에 불렸다가 가마솥에 안쳤다

메주를 쑤려고...

 

미리 얻어 온 집단을 손질하고 씻어 말려 이렇게 깔아 준비해 놓고

새벽에 일어나 가마솥에 불을 지펴 콩을 삶았다.

아침 일찍 마무리하고 아침을 먹은 후에 삶은 콩을 자루에 담고 다시 비닐에 담아

큰고무 함지에 넣고 발로 밟아 으깨었다.

남편의 기여를 기대했으나 11월부터 서예교실에 나가는 것을 간과한 내 불찰로

오롯이 혼자서 이 모든것을 감당해야만 했다.

 

콩이 잘물러서 으깨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다만 자루에 퍼담고 옮기고 하는 일이 힘에 겨웠을뿐,

남편이 일찍 오느냐고 묻길래 어지간하면 늦게 오라 했다

일찍 오면 점심챙겨야하지 오히려 일만 못한다고(이건 속엣말로)...

 

삶아진 콩 중 일부는 덜어 내어 엊저녁부터 불때서 덥혀 놓은 구들방에다

청국장을 안치고 나머지 대두 한말 정도로 메주를 만들었다

적당히 큼지막하게 여덟개.

내년에 장을 담을 예정.

이정도면 약 60리터 정도의 장을 담을 수 있으니 우리는 이번에 담고 몇년은 건너 뛰어도 된다.

 

메주를 만들어 놓고 나니 콩물이 다 식었고 걸죽해져 있어서

일하는 김에 된장 항아리도 손을 보았다,

묵은 된장을 몽땅 함지에 쏟아 콩물에 치대어  다시 담고나니 한나절이 지났다

남편은 천천히 와도 된다 했다고 정말 점심까지 먹고 느긋이 오는지 아직도 안 나타나시고... 

 

 

새벽부터 나와 함께 열일 한 가마솥.

깨끗이 닦아 기름 손질 까지 끝냈다.

열심히 일 한 너...쉬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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