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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재미삼아 농사

해가 짧으니 일은 더 많은 것 같다

by 풀 한 포기 2020. 10. 19.

들깨를 베어 밭에 널어 놓았다.

올해는 미리 순을 잡아 줘서 키도 적당하고 하나도 쓰러진 것 없이 잘 되었다.

여름내 날씨가 션찮아서  잘 영글었는지,

수확량은 얼마나 될지는 나중에 털어 봐야 알 일이고

일단은 베어 놓은 걸로...

 

메주콩을 베어낸 빈 밭.

 

비닐하우스에 들여 놓았는데 잘 말라야 털 수 있고

또 그 콩을 가지고 메주를 쑤어야 한다.

이렇게 베어 놓은 것은 일의 끝이 아니고 또다른 시작이다.

남들에 비해 많지는 않지만 털면 아마도 20kg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이정도면 메주 쑤고 조금 남겨 내년 여름 콩국수도 해먹을 수 있는 양이다.

우리는 메주를 대두 한 말 정도 쑤면 충분하다.

 

쥐눈이 콩도 베어 함께 말리고 있다.

이것은 진짜 조금이라서 내가 전지 가위로 잘라 옮겨 놓았다.

콩잎은 죄 따서 잘랐으니 콩을 털어 내기가 좀 쉽지 않으려나 싶다

잘 마르면 긴 막대기로 두두려서 털면 된다.

 

덩쿨 강낭콩이 뒤늦게 열어 간신히 영글어 가는 중이다

서리 오기 전에 서둘러 밥에 둘 수 있는 정도로 익은 꼬투리를 따왔다

까놓고 보니 여문 정도에 따라 색이 달라 참 이쁘다 

내일 아침 밥에 두어야겠다

이렇게 풋콩으로 밥에 두는게 그중 맛이 좋다.

 

가을햇살이 너무 아까워서 뭐든 말리고  있다 

여러집과 나누었는데도 토란대는 아직도 밭에 많이 남아 있고

나는 이미 말린 것도 있는데 

누구라도 주지 싶어 또 이렇게 껍질 벗겨 말리는 중이다

하루 해는 짧고 하자 드니 일이 끊이지 않고 참 많기도 하다.

 

엊저녁에 엿기름에 찹쌀을 삭혀 끓여 오늘 부터(?) 고추장을 담고 있다

오며 가며 긴 주걱으로 젓고 있는 중이다

내일쯤 항아리에 담을 예정인데 

어른들 말씀이 물들어 올때 담으면 고추장이 괴어 넘친다 하셔서

물때를 알아 보았다

바닷가 아니어도 인터넷으로 간조와 만조 시간을 알아 볼 수 있어서 

어지간하면 만조 시간을 피해서 항아리에 담을 생각이다.

 

김장무 마지막 솎음을 했다.

나중에 재벌 심은 무는 겨우 요만해서 도톰하게 저며 물김치를 담았다.

밑에 쪽파와 고추를 깔고 지난번 차요테 물김치를 맛나게 먹어서 

차요테도 껍질을 벗겨 썰어 밑어 넣고 위에 무를 올렸다.

마늘 생강 양파 배를 갈아서 즙만 짜내어 국물 잡을때 함께 넣었다.

이맘때 이렇게 애벌 동치미를 담으면 슴슴하니 참 먹을만 해서 

해마다 건너지 않고 꼭 담는 말하자면 우리집 시절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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