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에 고추를 심었다
엊저녁에 고구마 두고랑 심었고 오늘 아침에 과연 고추를 심을 수 있을지
나도 나를 몰라서 어제 가져온 고춧모에 물만 흠뻑 주고 밤을 지나고 나니
새벽에 잠을 깨어 어쩌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남편이 깨지 않게 살그머니 나와 밭까지 물호스를 연결해 놓고 있으려니
밖에 나왔다 나를 보고 따라 내려 왔다,
아무래도 남자 힘이 나으니 호스 연결 부위며 이것 저것 해주고
아침 먹고 심자 그러고 올라 갔는데 시간을 보니 6시 30분밖에 안되어서
혼자 할 수 있는데 까지 하려고 고춧모를 심기시작해서 100포기쯤 심고 있는데
빨리 올라오라고 같이하면 쉬울것을 왜 혼자 하냐고 지청구를 들었다.
아직은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하면 안되지 싶어 혼자하려 했더니,
아침을 차려 먹고 다시 내려갔더니 남편이 따라 와서
모종 들어갈 구멍을 뚫으며 물을 주는 도구로 쭈욱 앞서가면
나는 모종을 그 물구멍에 하나씩 꽂아 놓고 재빨리 복토를 하며 따라 갔다.
그랬더니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게 끝낼 수 있었다
300포기를 심는데 덜자랐다고 모종 한판을 덤으로 줘서 350포기를 심었다.
알고보니 나도 일을 엄청(?)잘하는 사람이더라..ㅎㅎ
도와주려고 작정을 했는지 고추심고 나니 하늘이 흐려져서 비가 내렸다.
비록 적은 양이긴해도 모종들에겐 도움이 되었을 터..
심고나서 금방 햇볕쨍쨍보다야 백배 나은 일.
저녁엔 집앞 도랑에서 미나리를 뜯어 방아잎을 조금 넣고 장떡을 지졌다
평소같으면 그야말로 `막걸리 한~잔` 했겠지만
사정이 사정인지라 피를 맑게 한다는 미나리의 효능만을 취하기로....
방아를 조금 넣으니 향기가 더해서 먹을만 했다
미나리의 향을 더치지 않을 만큼 아주 조금 넣었다,
남편이 퇴원 후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정상으로 회복되려면 아직이고
모레(7일) 병원 외래에약이 있어 몇가지 검사를 해야하지만
힘든일은 아니어도 고추심는것도 거들어 주고
음식도 해서 함께 나누어 먹고 하는 이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하나하나 차근차근 곱씹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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