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추위에 다 얼어버린 자주목련.
그래도 봉오리로 남아 있던 몇개는 이렇게 다시 힘을 내어 꽃을 피우고 있는 중.
지난번 고라니가 죄뜯어먹었던 원츄리도 다시 키를 키우고
할미꽃도 이랫쪽에 몇개 남았던 봉오리가 잘렸던 줄기 사이로 고개를 내밀었고
돌단풍 역시 꽃은 잘렸지만 잎을 내밀며 살아 있다고 ..살아 낼거라고...
힘차게 솟구치고 있다.
어쨋든 살아 있어야 후일을 기약 할 수 있는 것.
모두들 집안에 갇혀 지내기 어렵겠지만 봄은 내년에도 올것이고
꽃 또한 내년에 다시 필것이니 올 봄 한해쯤은 참아 그저 아무짓도 하지않고 있는것으로
각자 애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제는 요즘 때가 때인지라 아이들도 다녀가지 못해 본지도 오래고
마침 밭에 알맞게 자란 부추를 베다가 갑자기 오이소박이 잘먹는 아들생각에
하나로마트에 나가서 오이를 한보따리 사다 양푼으로 하나 담았다.
처음 시작은 그저 부추였다가 오이소박이로 끝나야 되는데
또 그 ` 기왕이면...` 병이 도져서 급하게 저장했던 무로 깍뚜기 담고
며느리 좋아하는 육개장을 한솥 끓이고,무말랭이 무치고
그러다 보니 딸에게도 보내야 할듯해서 매운거 잘안먹는 그아이는
쇠고기 미역국을 끓이고 마침 맛나게 익은 된장도 한통 담고
달래 캔 것. 부추 한 줌, 쪽파 한 줌, 표고버섯 등등
며느리에게는 큰박스 딸은 딱 그거 반만한 박스에 담아 오늘 택배로 보냈다.
자주 오가니 굳이 택배로 뭘보내는 일은 없었는데
다른 엄마들 보니 별거 별거 다해주는것 같아 갑자기 반성하는 자세로 하루가 바빴다.
요즘은 집에서 밥을 먹을때가 많은 애들이 한끼라도 편하게 먹으라고
봉지 봉지 겹겹이 담아 아이스팩을 넣어 스티로폼 상자에 싸고 싸서 보내며
힘내서 이 시기를 잘견뎌내어 건강하게 만날 날을 기다리는 마음을 함께 보냈다
뭐 별것은 아니어도 애들 생각하며 이것 저것 만들며
갑자기 엄마노릇 한거 같아 아주 뿌듯했다는...
'일상의 부스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도 또 이렇게 하루가 간다 (0) | 2020.04.17 |
---|---|
그저 꽃이라면 다 좋다 (0) | 2020.04.14 |
고발한다 (0) | 2020.03.27 |
금스크 (0) | 2020.03.05 |
바깥에 나가기를 고대한다 (0) | 2020.0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