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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고발한다

by 풀 한 포기 2020. 3. 27.

 

 

할미꽃

 

돌단풍
왕원추리

 

산마늘

내 이놈들을...

이젠 뜯어 먹다 먹다 할미꽃까지 먹어 치우다니,

이 고라니 놈들을 고발한다.

 

처음엔 밭에 있는 보리싹을 뜯어 먹길래 그래 뭐 먹을 수 있지,

며칠 있다가 산마늘을 싹뚝 베어 먹었다

아니? 산마늘까지?

어제 아침에 일어나 보니 이번엔 돌단풍 꽃대 를 잘라 드셨다

하루쯤 있으면 이쁘겠다 ..그러면 사진 찍어야지 했었는데,

 

밤새 봄비 내리는 소리를 듣다 아침에 비맞은 함초롬한(?) 풍경을 찍어 볼까 하고 문밖을 나섰더니

아니 이것이 뭬야!!

급기야 할미꽃까지 몽땅 잘라 먹었다.

할미꽃은 사약에도 들어가는 독초라는데 이거 먹어도 되는 거임?

지금 얼마나 이쁘게 피어 있는 중인데 야속한 고라니

지금 들판에도 연하고 맛난 풀들이 얼마나 많은데 내 꽃밭을 식탁으로 정하다니,

 

왕원추리 베어 먹는건 애교.

원추리야 사람도 먹는것이고 미리 잘라 먹어도 또 새잎이 나올테니

그정도야 봐주기로 한다지만....

 

이제까지 이렇게 꽃밭까지 습격을 당하기는 처음이다

밖에 있던 머루를 안에 데리고 있다 보니 경계병이 없어 그랬나?

아니 그래도 그렇지

설국이 녀석도 있고 미레 또한 어지간히 경계할텐데,

묶여 있어 달려 들지 못한다는것을 이 영리한 고라니가 알아챈거야

 

대략난감

이 일은 어쩔꺼나

이렇게 먹어 치운다면 남아 날것이 별로 없다고 봐야하는데

무슨 뾰족한 수가 있어야지 이대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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