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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밥상

이렇게 먹고 산다

by 풀 한 포기 2019. 12. 27.


친한동생이 선짓국을 끓여왔다

해마다 겨울이면 한번씩 끓여 냄비로 하나그득 들고 온다.

두집 다 남편들은 선짓국을 안좋아하는 관계로 끓여서 안주인들 끼리만 먹는데

항상 동생이 끓여 주는 것을 받아 먹기만 한다


친정에서도 맏이고 언니 하나 없으니

누가 나만을 위해 음식을 해주는 일은 거의 없다.

처음에 선짓국을 끓여 냄비를 들고 와주었을때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오롯이 나만을 위해 만든 음식.


오늘 오후에 동네 친구가 도토리 묵을 쑤었다고

이렇게 내 것을 따로 그릇에 담아 놓았다가 내어 주었다

처음 묵을 쑬때부터 내 몫으로 ...

무슨 복에..그야말로 감격시대다


이 도토리묵은 그냥묵이 아니다

도토리를 직접 주어다가 말려 빻아 가루내어 쑨 정성 100% 사랑의 묵이다


오늘은 아무래도 내가 복이 터진 날인 모양이다

멀리 부산에서 대구가 올라 왔다

아예 손질까지해서 야무지게 싸서 ..

겨울 별미 대구를 이 산고랑탱이에서 편히 앉아 먹게 생겼다.


혼자 잘나 사는 줄 알아도

이렇게 모두의 염려지덕과 정성을 먹고 살아 가고 있다.

이 겨울 아무리 추워 봐라

모든이의 사랑으로 나는 씩씩하게 잘 견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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