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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밥상

남들 다하는 김장

by 풀 한 포기 2019. 11. 25.




올해는 날씨가 참 고약해서 언제 김장을 해야하나..? 날잡기 어려웠다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비가 장맛비처럼 내리지를 않나

김장하려면 최소한 이틀은 날이 좋아야하는데

그 이틀을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


어쨋든 일단 배추를 따다 절이긴했다

나중에 아이들올때 그애들것과 친구에게 보낼것은 하기로하고

동생네 줄것과 우리집것만...

그래도 60포기.


절이고 보니 하필 그중 추웠던 날.

그래도 뭐 수돗물이 얼 정도도 아니었고 손 호호불어가며 담그는

그런해의 김장이 맛있다는 전설도 있고..


이날도 남편이 치과에 일찍 예약이 되어 있어서

배추를 새벽 3시반에 일어나 씻어 물을 빼놓았다

속은 혼자 천천히 넣어도 되지만 우물가에서 배추를 옮겨다

안에 놓아 주고 남편이 가야하기 때문에 서두를 수 밖에 없었다.

 

일단 무거운것 은 가져다 줬으니

배추 밑둥을 다듬어서 천천히 속을 넣으면 될 일.

혼자하려니 김치통을 주욱 늘어 놓고...


참쌀풀을 조금 쑤어 넣고

새우젓을 주로 넣고 멸치 액젓과 직접 담근 조기젓을 며칠전에 달여 거른것을 넣고

이곳 유구에만 있는 뿌리갓 채썰은것도 넣고

돼지파, 생강, 마늘, 그리고 쪽파와 청갓 썰은것을 넣어 속재료를 만들었다


9시부터 속을 넣어 오후 1시까지 혼자서 씩씩하게 김장을 끝냈다는,

거의 다할 무렵 남편이 돌아와서 무거운(?) 김치통을 들어

서늘한 작업실로 옮겨 주는 것을 해줬고

힘드니 나가서 점심먹자해서 그리한다음 나간김에 마침 댄스 수업이 있는날이어서

김장하느라 지친근육 운동으로 풀고 왔으니 보람찬 하루가 아니었나 싶다.



김장을 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봐서인지

마지막 단풍이 남아 있는 집주변의 풍경은 그저 평화롭기만 하다


지난 금요일엔 토요일에 온다는 애들에 맞춰 다시 김장 모드..

배추를 열댓포기 절여 토요일 아침에 씻어 놓으니 애들이 도착.


친구에게 보낼것과 아들네것을 버무려 넣고

딸내미 것은 딱 세쪽만 작은 통에 담고,

굴을 넣어 겆절이도 한통씩하고 수육을 해서 보쌈으로  소주 한 잔.

올해 김장도 이렇게 간단하게(?) 끝이 났으니 이제 맘편히 겨울을 즐기기만 하면 되겠다



일요일 비소식도 있고 길 밀릴까봐 점심먹자마자 애들을 등밀어 보냈더니

안맞아도 좋은 일기 예보가 어째 이리 잘맞는지

정말 초겨울비가 주룩주룩

다른이들도 죄 시골에 와서 김장을 해가는지 길도 잔뜩 밀렸다하고

어쨋든 올해 그중 큰 행사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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