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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명절에는 아무리 귀찮아도 전은 지져야...

by 풀 한 포기 2019. 9. 14.


하기는 귀찮고 해놓으면 별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명절에는 집안에 기름냄새가 풍겨야 제 맛.

올해도 녹두농사를 지어 일찍 딴것으로 녹두전을 하기로했다

이곳 충청도는 녹두전은 별로 안하고 녹두 거피한것을 송편소로 많이 넣는데,

나는 내가 좋아하니까 그냥 녹두전을 매번 한다


녹두를 타개어서 물에 담가야 껍질이 잘벗겨지는데

멧돌에 그야말로 어처구니가 없어서 사용불가인지라

그냥 통으로 담그니 좀 오래 불려야하고 껍질을 깨끗이 벗기기에 시간이 걸려

경험상 껍질이 좀 있어도 지장없는것을 알기에 최선을 다해벗겨내고

따로 조금 불렸던 멥쌀과 섞어

집에서 옛날녹즙기의 기능을 이용해서 갈았다


친정에서는 녹두전에 숙주 고사리 다시마 돼지고기 쪽파를 적당히 썰어넣고

크기는 손바닥안에 들어 올 정도로 돼지기름에 부쳤는데

결혼을 하고나니 시댁에서는 이북식으로 프라이팬 하나가득한 크기에

잘익은 배추김치를 쭉쭉찟어 넣고 사이사이에 쪽파만 얹어 부치곤했다

식구들이 모두 김치를 좋아하니 전부치는 곁을 지나가는 사람마다 `김치 많이 넣어`

`김치가 많이 들어가야 맛있어` 그러면서 한마디씩 하곤했다.

사실 그맛도 푸짐하고 맛이 좋았다


나는 친정과 시댁의 두가지를 절충해서

크기는 친정쪽 내용물은 시댁을 것을 따라서 김치와 쪽파를 썰어 넣고

시댁은 안넣었던 돼지고기 간것을 조금 넣어 들기름에 지진다.

프라이팬에 세장씩 부치면 뒤집기도 편하고 해서

나한테는 적당한 크기라서 항상 이정도 크기로 약간 도톰하게 부친다



애들이 좋아하는 동그랑땡(돈완전)

밭에서 딴 풋고추와 깻잎 호박에도

고기소를 박아 전으로 지지고

버섯과 생선전 조금, 애들이 오기전에 혼자서 후딱 해놓았다

추석전날에 성묘를 가기때문에 사실 바쁘기도해서 미리...


봄에 쑥개떡만들어 먹던 반죽을 몇덩이 남겼다가

소는 밤을 삶아으깨어 넣고 송편을 빚었다

아들내외가 만들었는데 아들솜씨가 영그래서 두루뭉술한것은 그애 솜씨.^^


쑥이 많이 들어가서 소화도 잘되고 향도 있고 괜찮아서

매해 이렇게 하려고 한다

녹두소가 들어간 흰색 송편을 조금했는데 상대적으로 덜먹는듯... 

시절이 좋아 다들 잘먹고는 살지만

모처럼 아이들이 내려오니 바쁜애들이 평소에 잘안/못해먹는 것위 주로

좋아하는 해물로는 전복 새우 낙지 박대를 사고

육류로는 갈비찜 육개장 불고기정도하고

여러끼를 먹어야하니 한끼는 나물위주의비빔밥

그리고 냉채종류 한가지 더덕구이 잡채 오징어순대 ...그리고 밑반찬 몇가지

끼니마다 메인을 조금씩 바꿔가며,

어쨋든 못먹고 살아 포한이 든 사람처럼 잔뜩해서 실컷 먹이고 싸보냈다

아들은 처가에도 가야하니 추석날 갔고

딸은 좀 더 느긋하게 아직 집에 있는데 주로 잠을 자고 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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