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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골짜기 풍경

가을꽃의 시작

by 풀 한 포기 2017. 9. 18.


꽃무릇(석산)

구근 백개를 심고 학수고대

작년에 달랑 한 송이

그나마 올해는 마흔개쯤....

선운사 꽃무릇 만큼은 아니어도 그 붉은 빛을 기대하며

올해는 이쯤으로 만족한다.









아직은 아니지만 국화꽃 밭하나 가득

이 작은 국화송이가 만발하리라 곧..


배초향(방아)

민물생선 요리할때나 장떡 지질때

그 향을 조금 아주 조금 취한다

여기 충청도는 방아잎을 그닥 좋아라 하지 않지만

보랏빛 꽃도 보고 없으면 아쉬운 식재료로 해마다 몇 포기는 꼭 심는다.





과꽃


벌개미취

여름과 가을의 경계선.

딱 그쯤에 피는 꽃

상대적으로 그늘이 많은 골짜기라서 이녀석 덕을 보고 있다

다른 것들은 해를 따라 옮겨다니지만

얘는 그늘에서도 씩씩하다



물봉선

꿩의 비름

꽃이라고 봐주기엔 좀 그렇지만

있던 그지리 굳세게 지키며 제 몫을 한다

산기슭 바위틈에 피어 있으면 잘 어울리는데

인간의 욕심이 울 안 꽃밭에 심어 놓았으니 그 빛이 바랜다




진즉부터 밤송이가 떨어지는데

해마다 알밤을 줍지만 올해처럼 션찮은 적이 없었다

알도 작고 벌레 먹은게 대부분.

약을 안치니 벌레야 그렇다쳐도 가뭄과  홍수에 얼마 열리지도 않았다.


싸리꽃

어제는 뒤란 언덕을 정리하러 올라갔더니

이렇게나 꽃을 매달고 있어서

낫으로 베어버려야 하는데 한참을 망설이다 사진으로 남기고

최소한의 곳은 베어버렸다.

남편은 자기가 나중에 할껀데 왜하냐고....하지 말라고..

그 나중이 언제 일지 모르니 내가 대강 건드려 놓으면

남편이 할 수 없이 하는것을 노린것. ㅎㅎ


오늘도 구들방에 군불을 지피며

지난 봄에 잘라 놓고 여름내 비맞고 썩기 일보 직전까지 간 나무를

뽀개서 땔 수 있게 해달라고 하니 마당으로 겨우 옮겨 놓더라...

왜 남자들은 알아서 미리 하는것을 모른건지 모르는 척 하는건지..





참취꽃

나물로..꽃으로 참 쓸모있는 생을 산다

취밭이 따로 있는데 이 한 포기는 꽃밭 귀퉁이에 절로 난 것.

그나마 이거 아니었으면 가까이에서 취꽃을 못 볼뻔 했다


아래 참취밭의 꽃은 봉오리가 맺었을때

남편이 밭주변 예초기를 돌리며 풀인지 꽃인지 분간도 못하고 죄 베어버렸다

나중에 가보니 줄기만 뎅겅!

이미 엎어진 물

눈 내리깔고 고요히 말하길

`여기는 참취 밭입니다~~~~`

잘 알아 들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끝.






미모사

이름이야 얼마나 이쁘고 매력적인가

물론 꽃도 아이들 머리방울 같고...

작은 건들임에도 잎을 조로록 모으는 수줍음까지.

그러나 숨은 가시가 어찌나 사나운지 무심코 손을 대었다가는 찔리기 일쑤.

꽃밭에서 우대할것은 아닌데

저절로 떨어진 씨앗에서 해마다 몇 포기는 자라고 있어

부러 뽑아 내지는 않는 정도,

그러니 좀 늦게 이때쯤 피곤 한다


가을인가...하고 있다가 순식간에 가버릴까봐

이 가을을 맘껏 즐겨 볼 작정으로 하루 하루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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