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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골짜기 풍경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간다

by 풀 한 포기 2017. 9. 6.


작두콩

이웃에서 씨앗을 얻어 폿트에 모종을 냈으나

이게 그렇게 발아가 힘든 줄 예전엔 미쳐 몰랏었다

나에게 콩을 나누어 준 집도 사정은 마찬가지

기다리다 못해 폿트를 파보니 대부분은 썩고

그중 아직 성한채 몸집을 불린 몇개를

직접 흙에 묻었더니 아주 늦게 싹이 나왔다.


늦자식이 효도한다고 어느새 이렇게 주렁 주렁.

이게 또 어디에 그렇게 좋다고 해서

풋콩을 몇개 따서 썰어서 말려 놓았다

볶아서 차로 마시면....아무튼 좋단다



그래도 농부가 굶어 죽어도 씨을 베고 죽는다는 말도 있는데

몽땅 다 따진 않고 그중 큰것으로 씨앗하려고 남겨 두었다.


우리집 머루 와 미레

미래가 아니고 미레다

그간에 우리집에 있던 애들 이름이 계이름으로 지은것이 많아서...

솔. 파미...


미레는 가끔 풀어 놓아서 키우다가 여름에 진드기 때문에

또 밤에는 산지승 무서워서 매어 놓았고

머루는 본시 착한 아이이기는 한데

어느 겨울에 나갔다가 올가미에 걸려 이틀만에 찾아 온적이 있어서

줄곧 줄에 매여서 살았다.


두어달전 건너편에서 살던 팬더가 떠나간 후

혼자서 몹시 외로워 하다가 급기야 우울증 증세까지 생겼다

짓는 소리도 그렇고 집에서도 잘안나오고...

아무리 생각해도 안되겠어서

줄에서 풀어서 목욕도 시키고 자유롭게 돌아 다니게 두었더니

금세 명랑발랄 본래의 머루로 돌아 왔다


이 아이는 얼마나 착한지 밭으로는 들어가지 않고 길로만 다니고

고양이를 봐도 아무런 적개심을 안갖는다

고양이들이 괜히 경계를 할 뿐..

며칠 지나니 고양이들도 그러려니 휘익 잘 지나 다니고

친하지는 않지만 서로 적으로 여기지는 않는다.


머루가 행복해 하니 따라서 우리도 좋다

문제는 풀밭으로 다녀서 진드기가 붙는데

약을 부려주거나 진드기방지용 목걸이를 해줘도 별효과가 없다는...

가끔 눕혀놓고 직접 잡아 주고 있지만

다시 줄에 매어 놓지는 않을 생각이다.

다행히 마을과  떨어져도 있고...

얘가 얼마나 착한지

모르는 사람은 그래도 시커멓고 커다라니까 무서워 할까봐

누가 올때만 잠깐 묶어 놓는 정도.


새깃 유홍초 피고

뒤로는 밤도 알이 굵어 지고 있다

이렇게 가을로 점점 가까워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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