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고요한 골짜기
손님처럼 첫눈이 오셨다
세상의 모든 처음은 가슴 설레며 맞이 할 일.
시끌 벅쩍
여러날 손님맞이로 분주했던 날들이 지나고
몸보다 마음이 훨씬 고단해서 멍한 머리로 생각마저 멈춘듯이 보냈다
눈발이 점점 굵어진다
세상 작정한대로 절대로 살아지지않는다는 것을 이제도 못 깨닫고
알듯 모를듯 혼란한 내 맘처럼
저 눈.... 갈피 없이 그저 흩부린다
가벼이 겨울을 맞이하려 마지막 나뭇잎 마저 떨구고 선 나무사이로
눈발이 파고 든다.
저 눈
나무는 기다렸을까.....?
세상가득 채웠던 눈.
알고 보니 그저 얇은 솜털.
순식간에 속절없이 녹아 버리고
그 흔적 금새 찾을길 없으니....
앙앙불락 내맘 그도 티끌같은 것.
눈 녹듯 흔적도 남기지 말고 사라지리니.
때모르고 피어난 저 꽃봉오리
아무때면 어떠하리
그저 피었었다는 그 기억만으로도 충분하리
네가 정한 그때가 딱 맞는 때였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