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춧가루도 빻아 왔겠다
아무래도 봄보다는 가을에 고추장을 담는게 나으니
일을 시작했다
지난번에 길러놓은 엿기름도 빻아 걸러 찹쌀을 삭혀 끓이고
메주가루도 조금이니 집에서 믹서기에 드르륵 갈아 준비하고
소금은 잘 안녹았던 경험상 좀 진하게 끓여 대령하고
오며 가며 시간을 두고 저어 주니 그닥 힘든 줄 모르겠다
대충 어림으로 항아리를 준비했더니
어쩜 이리 용하게 딱 맞게 두 항아리..
위에 소금을 한켜 더 올려서 장독대에 가져다 놓고
세상좋은 유리뚜껑을 덮어 놓는것으로 끝.
나머지는 해와 바람과..뭐 알아서 해주겠거니.
고추장을 담으며
한쪽에서는 갓김치와 동치미랑 무짠지 백김치를 담았다
아침 일찍 갓.쪽파를 뽑아 손질해서 절이고
동치미무와짠지무도 크기를 구분해서 씻고
배추도 몇포기 뽑아 함께 절여 놓고
고추장거리 엿기름 끓여 식히는 사이 사이
오며 가며 짠지담을 통밑으로 배추도 깔아 넣고 위로 무을 켜켜이 쌓아 놓고
고추씨를 한줌넣고 무거운 돌멩이로 눌러 놓았다
그다음은 동치미는 좀 더 작은 무로 담고
맨위에 갓 한웅큼 덮는 걸로 마무리.
저녁 늦은 시간에 백김치 속을 버무리고...
다시마 우린물에 보통의 속재료에 밤과 고추씨를 넣고
액젓과 새우젓 약간을 넣어 소금으로 간맞추어 담았다
배추 겉잎으로 덮은 것을 살짝 들춰 보니...
하루 종일 일에 중독된것 처럼
고추장을 담으며 이것 저것 조금씩 담는 김치들도 함께 담았으니
이제 배추 김장만 하면 올겨울 준비는 다 하게 된다
밤새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려
아침에 엄청 추울 줄 알았더니
꽃밭 한쪽의 스피아민트 이렇게 싱싱하고 ......
블랙 페퍼민트도 초록을 자랑하지만
그 옆의 수국은 잎이 다 쳐저 버렸다
그래도 노지에 그냥 두어도 봄에 새순이 나오니 걱정 안한다..
근데 얘는 추위에 이리 강한 줄 몰랐다
봄에 모종이 남아서 그냥 한쪽에 심어 두었더니
여지껏 꽃이 피고
아직도 살아 있네....
페츄니아..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