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기름을 만들겠다고 심었던 보리를 추수해서
정말 엿기름을 길러서 말려
집에서 빻아서 식혜를 만들었다
엿기름 한봉다리 사다 했으면 초간단인 일을
여러날 애쓰고 이제 겨우 다 삭은것을 끓이고 있다
다행히 잘 삭은것 같기는 한데 맛은 어떨지...
이것은 여름에 해먹는 애호박 만두.
추석때하는 음식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만두를 좋아하기도하고
요즘 호박이 많이 열려서 애호박이 흔하고
또 시간도 많으니 한번 해보기로 했다
애호박을 채썰어 절여 꼭짜고
저번에 따서 말려놓은 표고도 물에 불려 곱게 채썰어 양념해 놓고
고기도 갈아온것을 양념에 재우고
꽃이폈지만 연한것을 골라 부추를 한줌 잘라다 썰고
부추를 제외한 모든재료를 살짝 볶아서 잘 섞어 놓았다
만두피도 반죽해서 냉장고에 한시간쯤 두었다가
얇게 밀어서
모양은 맘대로 이것 저것 만들어 보았다
속은 다익은것이니 겉만 익히면 되어서
잠깐 김올려 따끈할때 먹으니 애호박이 씹히는 식감도 괜찮고
제법 먹을 만 했다
비빔밥을 좋아하는 아들을 위한 것.
새벽 다섯시에 출발했다는 애들이 다섯 시간 반이나 걸려서 도착하는 바람에
급하게 아침겸 점심으로 비빔밥을 멕여
죄 다시 재웠다..ㅎㅎ
한숨 자고 일어난 며느리 아들. 딸이
모여 앉아 내가 준비해 놓은 전을 지지고
그 사이 잡채도하고 갈비찜도 하고 미리 해놓았던 간장게장에
식구들이 모두 좋아하는 콩나물 뜸북 넣은 해물찜으로 추석 전야제를 치뤘다
정작 추석날은 아침을 가볍게 먹고 아들은 또 처가로 출발하니
늘 전날 저녁에 준비한 음식을 거하게 먹는게 우리집 풍습(?)이 되었다
아이들이 시골집으로 처음 내려오는 것이어서 마음은 설레었지만
모처럼 시간도 충분하고 그래서
시간 걸리는 음식들도 하고 그냥 며칠동안 참 즐거웠다
어제는 손윗 동서들 세 분이 오셔서
저녁에 갑자기 잔치가 벌어졌고
구들방에 불지피고 지지며 주무시고 아침까지 들고 가셨고
오늘까지 있었던 딸도 좀 전에 돌아 갔고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