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로 내려와서 처음 맞는 추석
보통때처럼 음식 몇가지만 장만하고 송편은 생략하려 했더니
남편이 송편없는 추석이 어디 있냐고....나..참.
잘 먹지도 않고 도시에서야 조금 사다 먹으면 그만이었는데
시골에서 어떻게 하냐고요.
그러나 까짓거 뭐 어떻게든 해보지..
일단 쌀을 담궈 불려서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완전 뺀 후에
너무 조금이라서 방앗간에 왔다 갔다 할 수도 없고
그냥 아주 곱게 카터기에 갈았다
그리고 고운채로 내려 보니
얼추 비슷한 쌀가루가 되어서
송편 만들어도 되겠다 싶다
그 사이 남편이 솔잎을 한웅큼 따오고
몇개 안만들거라서 소는 그냥 밤을 삶아서 빻아 만들었다
장난처럼 솔잎을 깔고
이렇게 쪄내니 송편이지 뭐...ㅎㅎ
맛은 그저 그랬지만
사는 송편과 달리 솔잎의 향이 듬뿍 배었으니
말그대로 송편.
자력으로 쌀가루까지 내어서 송편을 빚었으나
아이들도 떡은 별로라하고
정작 만들라고한 남편도 떡은 본시 안먹는 사람이고
그냥 다 내 차지가 되게 생겼다
성묘갈때 가져갈것 몇개 따로 두고
아이들에게 강권해서 한 두개씩 먹이고 ..
조금 만들길 얼마나 다행인지...